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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차’ 김민희, 행복을 만들어 가는 ‘즐거운’ 배우
“김민희의 재발견이다”

영화 ‘화차’(감독 변영주)를 이야기 할 때, 사람들의 처음 하는 말이다.

봄을 알리는 비가 한차례 지나가고 스산한 오후,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김민희는 날씨 탓인지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밝은 날에는 막 들떠있고 그럴 텐데 오늘은 약간 차분해지는 날이네요.”

얼마 전 걸렸던 감기가 아직 다 낫지 않아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는 씩씩하게 대답했다.

“아프면 곤란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컨디션 좋은 편이에요.”

마른 체형에 다소 지친 표정, ‘화차’에 나오는 선영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영화 이야기를 하며 그를 칭찬하자 입가에 함박웃음을 머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칭찬은 김민희도 활짝 웃게 만들었다.


# 김민희, ‘화차’를 만나다

평소 작품과의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민희는 이번 ‘화차’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어요. 여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죠. 글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런 장르의 시나리오도 좋아했었거든요. 마음이 끌리는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 하하.”

“인연을 믿는 편이에요. ‘화차’는 마음이 닿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것보다 훨씬 좋잖아요. 많은 분들이 훗날 제 작품들을 돌아봤을 때 ‘김민희라는 배우의 취향은 이렇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민희는 ‘화차’에서 이름, 출신, 과거 등 자신의 인생이 아닌 타인의 인생을 살아가는 선영 역을 맡았다. 극중 그는 불쌍하고 가련하지만 알면 알수록 무서운 여자다. 그는 추적자들의 파편에 의해 맞춰지는 캐릭터로 순간순간 감정을 이끌어 내는 과제를 끌어안았다.

“우선 스스로를 잊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가 자신을 믿지 못하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죠. ‘한번 나한테 맡겨보자’고 생각했어요. 순간적으로 몰입 할 수 있는 요령이라면 요령이라고 할 수 있겠죠.”(웃음)


# 변영주 감독은...

김민희는 데뷔 후 처음으로 여자 감독과 작품을 함께했다. 조금은 특별했던 그와 변영주 감독과의 추억을 들어봤다.

“변영주 감독님은 배우들의 장점을 정말 잘 찾아 주세요. 배우 입장에서는 장점을 잘 살려주는 감독님을 만난다는 자체가 행운이죠. 감독님을 비롯한 현장의 모든 분들이 감정을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줬어요.”

그를 비롯한 ‘화차’ 배우들은 감정 몰입에 있어 변 감독과 스태프들의 공을 으뜸으로 꼽았다.

“감독님의 배려에 정말 감동받았어요. 시사회 때 각각의 배우마다 ‘화차’를 보여주고 싶은 감독님들을 초대했어요. 다음 작품도 이 배우와 잘 맞는 감독을 만나서 좋은 작품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거기에 고마움을 많이 느꼈어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배우 김민희. 그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배우 김민희

‘화차’는 우리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선영이 아닌 배우 김민희가 느끼는 행복은 무엇일까.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일이라는 것은 대부분 어렵고 힘든 것들이잖아요. 저는 연기를 하면서 즐기고 있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과 어울림을 좋아하고 편한 성격의 소유자 김민희. 그의 평소 모습을 한마디로 일축하면 “남들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다.

“쉬는 날엔 잠도 자고 쉬면서 주로 몸의 피로를 푸는 시간을 가져요.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요.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야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만나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대부분이지만요. 특별한 취미나 특기가 없는 편이라 사람 만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에요.”(웃음)

어느덧 김민희도 20대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30대의 김민희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지는 시기다.

“예전보다 부모님께서 더 소년-소녀처럼 느껴져요. 그럴수록 더욱 잘해드리고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딸이라서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20대 때와는 다르게 그런 생각이 많이 하게 돼요.”

그는 배우로서도 한 가족의 딸로서도 한층 더 성숙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화차’처럼 김민희도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향해 차근차근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약할 ‘김민희 표’ 연기에 대한 기대를 가져본다.

조정원 이슈팀기자 / chojw00@ 사진 백성현 기자 st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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