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총선을 35일 앞두고 서울 중구를 둘러싼 '흥미로운 인물들'의 '빅 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엔 두 '내조의 여왕' 배우 심은하와 최명길의 남편간 정면승부 가능성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이 막바지에 다다른 현재 양당 모두 서울 중구를 전략 공천지로 분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나경원 전 의원과 KBS 아나운서 출신인 신은경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서울 중구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모의 여성 정치인'으로 꼽히는 두 사람의 4년 만의 만남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모아졌으나 현재 나 전 의원은 남편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이 불거지며 탈락설이 대두되는 분위기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신 전 대변인의 공천설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지난 2006년 불거진 이른바 '명품8종세트' 수수사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은 최대 난관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에 '제3의 후보'를 물망에 올리고 있다. 바로 종로에 출마했던 대변인 출신의 조윤선 의원과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다.
두 사람 가운데 자유선진당 대변인을 지낸 지상욱 씨는 인기배우 심은하 씨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2010년 자유선진당 후보로 6.2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지 씨는 2.04%(9만32표)의 득표율을 올리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자리를 내주며 참패를 맛봤다. 이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출마할 의사를 밝혔지만 자유선진당이 지 씨를 공천하지 않자 “자유선진당과 함께 한 정치적 실험은 끝났다”며 당을 탈당했다.
민주통합당도 서울지역 전략공천과 관련해 천정배 의원, 김한길 전 의원 등을 격전지에 투입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며, 김한길 전 의원의 경우 서울 중구의 전략후보로 물망에 올라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의 지상욱 씨와 민주통합당에서 전략공천을 염두하고 투입한 김한길 전 의원이 서울 중구에 동반 출마할 경우 두 여배우 간의 내조대결도 놓칠수 없는 관전포인트로 거론되고 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대중을 사로잡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에서 은퇴와 함께 오로지 가정만을 돌봤던 심은하와 가장 이상적인 정치인 아내로 꼽힐 만큼 활발한 내조와 연기활동을 병행했던 최명길은 연기색 만큼의 내조의 방식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은하의 경우 지난 1993년 MBC 22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1994년 '마지막 승부'를 통해 청춘스타로 급부상한 심은하는 1999년 '청춘의 덫'으로 정점을 찍으며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굳혔고, 드라마 'M', '백야 3.98',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 '텔미썸딩' '이재수의 난'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2001년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4년 뒤인 2005년 지상욱 씨와 결혼해 가정을 꾸힌 심은하는 은퇴와 결혼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단 한 번도 모습을 비친 적은 없지만 선거 때마다 남편과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지씨가 펴낸 '굿소사이어치' 북파티에 참석해 남편을 응원했다.
브라운관을 대표하는 중견배우 최명길의 경우 일명 '구로댁'으로 불리는 자타공인 '내조의 여왕'이다. 지난 1995년 김한길 전 의원과 결혼한 최명길은 억척스러운 아줌마부터 카리스마있는 대기업 회장, 구중궁궐의 실세 역할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변화무쌍한 모습을 선보이며 연기활동은 물론 아내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한 대표 연기자다. 특히 2002년 재보선 당시 최명길은 출산 보름만에 서울 구로을 후보로 나선 김한길 전 의원의 유세현장으로 달려갔으며 다양한 봉사활동에도 앞장서며 이미지 관리에도 주력했다. '구로댁'이라는 별칭이 붙게 된 계기였다. 이후 2004년 4월 드라마 '명성황후' 출연 당시에는 드라마 속 의상을 입고 남편의 유세현장에 뛰어들며 적극적인 내조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