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공천 반발 무마위해
고강도 읍참마속 불가피
TK·PK 공천확정 4명 고작
이한구·허태열·박종근 등
영남 친박중진 거취 관심
낙천땐 반발 후폭풍 불보듯
친이(이명박계) 현역의원과 공천신청을 냈던 MB정부 출신에 가차없이 칼을 들여댄 ‘피의 월요일’을 지내고 새누리당은 다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7일 영남지역의 공천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관심은 과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느 정도 자신의 사람을 쳐낼지에 쏠려 있다. 당내에서는 친이계를 겨냥했던 ‘피의 월요일’에 맞먹는 친박계의 ‘읍참마속’ 없이는 공천 후폭풍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친박의 아성인 대구ㆍ부산 지역 30개 지역구에서 6일 현재 공천이 확정된 현역의원이 유승민ㆍ조원진(이상 대구), 서병수ㆍ김세연(이상 부산) 등 4명에 불과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 핵심인사는 “어제 공천발표를 두고 친이계 학살이란 말들을 하는데 서울ㆍ수도권은 원래 친이계가 많은 곳”이라며 “현역 물갈이라는 큰 흐름을 놓고 보면, 친박이 대거 포진한 영남권 공천에서는 상당수 친박 현역들이 쓴잔을 마시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 위원장의 경제교사로 통하는 이한구 의원과 함께, 허태열(이상 3선), 박종근(4선) 의원 등 친박 핵심 중진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의원과 허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과 부산 북강서을에는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들인 김부겸, 문성근 후보가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또 박 의원의 지역구에는 10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 공천위는 허 의원과 박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공천지로 확정, 새누리당의 참신성을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을 찾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의 지역구에도 경쟁력 있는 예비후보를 물색하며 최종 공천을 뒤로 미뤄둔 상태다. 인물이 없다면 모르지만, 일단은 교체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인적쇄신이라는 큰 흐름을 감안하면 대구에서는 친박과 친이 1명씩 정도만 추가로 살아남지 않겠냐”고 상당수 현역의원들의 공천 탈락을 점쳤다. 공천위 관계자도 “중진이라는 이유로 공천 프리미엄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물갈이를 시사했다.
그러나 현역 중진들은 공천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지역민심을 반영한 공정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 공천자 발표 결과에 따라서는 적지 않은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권 친박 중진들을 대거 공천할 경우 계파 학살이라는 비판이 더욱 거세지지 않겠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한구 의원은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부겸 의원과 상대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면서 “경선을 해도 여론조사 격차가 크기 때문에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공천을 빨리 확정해서 선거를 뛰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허태열 의원 측은 “공천위가 지역 민심을 철저히 반영한다면 공천이 가능하지 않겠냐”며 “지역에서는 공천이 안 되면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