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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 마일리지’로 친구사랑 실천
경기 부천 도당고의 학교폭력 예방 모범사례
자치법정서 반성 유도
폭력학생 사실상 전무

도당고등학교가 위치한 경기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은 공단 지역이다. 많은 주민이 대도시에서 실패를 맛보고 일자리를 찾아 들어온 공장 근로자다. 때문에 학생도 상당수가 한부모ㆍ다문화ㆍ조손(祖孫) 등 결손가정 출신의 저소득층이다. 통상 전교생 1400여명 중 30% 정도나 되는 400여명이 저소득층 학비 지원을 받는다.

힘든 처지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다보니 학업에 흥미를 잃고 방황에 빠지기 쉬웠다. 자연히 ‘거친’ 학생이 많아졌고, 학교폭력도 심해졌다.

도당고는 이런 학생에게 자존감과 성취동기를 부여하고, 학교가 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소통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래서 지난해 마련한 프로젝트가 ‘다함께 나누는 소ㆍ나ㆍ무 이야기’였다.

‘소’는 ‘소통’을, ‘나’는 ‘나눔’을, ‘무’는 ‘무지개 학생자치활동’을 뜻한다. 특히 도당고가 중점을 둔 것은 ‘무지개 학생자치활동’이었다. 우선 자율과 책임에 근거, 학생 스스로 생활ㆍ인권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행동에 따라 상점과 벌점을 매기는 ‘그린마일리지제’를 도입했다.

용의불량, 무단외출 등으로 벌점이 20점이 넘는 학생은 학생들 스스로 판사, 검사, 변호사, 배심원이 돼 운영하는 ‘도당자치법정’(사진)에 회부됐다. 법정은 월 1회 이상 열렸고, 일반 학생도 볼 수 있게 개방됐다. 판ㆍ검사가 된 학생은 법복(法服)을 입고, 배심원이 된 학생 10여명은 적극적으로 ‘재판’에 참여했다.

학생들 스스로 법정에 회부된 학생의 교육벌 양형을 정한 것이다. 회부된 학생은 청소ㆍ캠페인 참여 등 봉사활동이나, 교사ㆍ교장의 업무보조 등 정해진 교육벌을 수행했다.

그 결과 도당고의 각종 ‘학교폭력지표’는 개선됐다. 학생 선도위원회 회부 학생 수가 2010년 54명(3.7%)에서 지난해 10명(0.7%)으로, 학교폭력 연루 등 관련 학생 수도 2010년 20명에서 지난해 1명으로 줄었다.

김종태 교감은 “학생이 간접적으로 사법제도 참여를 경험함으로써 학교폭력 등 비행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도당고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100대 학교문화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교과부는 도당고를 포함해 ‘100대 학교문화 우수학교’ 사례집을 6일 발간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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