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KBS 이어 YTN도
3사 연대투쟁 장기화 예고
자체제작 예능 결방 잇따라
시청자 체감불편 더 커질듯
양대 공영방송 KBS와 MBC의 동시 파업이란 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KBS기자협회는 2일 0시부터 무기한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 오는 6일부턴 젊은 기자와 PD, 촬영감독이 주축이 된 KBS 새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 여기에 YTN 노조가 지난달 29일 파업을 결의함에 따라, 이미 한 달째 파업 중인 MBC 노조와 함께 3사가 연대투쟁에 나설 예정이어서 3월 방송가는 온통 투쟁의 목소리가 뒤덮고 있다.
양대 공영방송이 ‘방송의 공정성 회복’과 ‘낙하산 사장’ 퇴출을 한목소리로 외치는 것은 90년대 초 이후로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KBS 새 노조 관계자는 2일 “부당징계와 막장인사 철회, 김인규 사장 퇴진이 궁극적 목표다. 시청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에 참여하는 PD들이 프로그램을 미리 제작해뒀다”고 말했다.
새 노조 조합원은 1100여명이다. 이 중엔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 ‘1박2일 시즌2’의 최재형 PD 등 인기 프로그램 PD도 포함돼 있다. KBS는 새 노조 파업 이후 책임프로듀서(CP)와 부장급 프로듀서(EP) 등 대체인력을 투입해 방송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제작인력의 누수가 불가피해 프로그램과 뉴스 품질 저하 등 시청자가 체감하는 불편은 점차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MBC는 뉴스프로그램 3개를 없앴고, 주요 뉴스시간을 단축했다. 국제뉴스와 기획뉴스를 늘려 시간을 채우고 있는 형편이다.
‘무한도전’ 등 자체 제작 예능프로그램은 5주째 결방이 예고되고 있다. MBC는 MBC 기자협회장을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고, 파업에 불참한 직원들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해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시청자는 안중에 없는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시청자 게시판 등에 적지 않게 올라 와 있다. 방송전파의 주인인 시청자를 볼모로 한 방송사 노조의 파업 명분이 과거만큼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지 못한 데다, 그동안 잦은 파업과 공영방송의 오랜 방만 경영이 시청자를 등 돌리게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터넷과 다채널의 발달로 시청자의 지상파 의존도가 떨어져 파업의 ‘약발’은 전만 못하다. 시청자 외면은 역설적으로 파업 장기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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