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하 CD) 한상혁 디자이너는 K-POP 열풍 속에서 조심스럽게 ‘패션 한류’ 를 점친다. 하지만 그 과정에는 그저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패션 시장에도 K-POP과 같은 국내 인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닉스’ ‘쏘, 베이직’ ‘쌈지’ 등 국내 유명 브랜드의 디자이너를 역임하고, 2008년부터 제일모직 남성복 ‘엠비오(MVIO)’의 CD로 활동 중인 한상혁 디자이너가 음악시장과 패션시장을 비교하며 이 같은 논리를 펴는 데는 평소 음악에 대한 깊은 관심과 조예가 있기 때문이다.
패션계 자타 공인 음악 마니아인 그는 그동안 가수 김창완, 루시드폴, 윤상, 델리스파이스, ‘MOT’의 이언 등과 협업을 통해 독특한 무대 음악을 선보였다. 음악 그 자체를 즐기기도 하지만, 패션과 예술 표현의 수단으로 음악을 활용하는 데도 남다른 감각을 지녔다.
“클래식보다는 대중음악을 많이 들어요. 요즘에는 아이돌그룹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어리지만 실력 있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놀라곤 해요. 앞으론, K-POP 스타들과도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한류열풍 무시 못하죠. 프랑스 패션계에선 ‘샤이니’ 의 인기가 좋던데요. 이름처럼 반짝 반짝 빛난다고들 해요, 하하.”
그는 또 ‘패션 한류’에 있어서 4월 2일 개막하는 ‘서울패션위크’ 의 역할과 지원을 강조했다. 올해로 벌써 12번째 서울컬렉션에 참가하게 되는 한상혁 CD는 이미 4월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하다.
“서울패션위크가 매회 정비돼 간다는 느낌이에요. 다만, 국내 바이어들을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강화되면 좋겠어요. 해외 바이어들에게 주목받고, 잘 팔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브랜드들이 국내 인지도가 생기는 게 우선이죠. 해외 명품들을 보면 자국에서도 인정받잖아요. 또 그렇게 되면 서울패션위크가 밀라노, 뉴욕 패션위크처럼 국민 모두의 축제가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F/W 시즌 트렌드를 살짝 물었다.
“전반적으로 복고경향을 벗어났어요. 클래식에 기반을 두되 좀 더 현대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런 분위기죠. 서울컬렉션에서 보여줄 남성복 트렌드도 이러한 흐름을 따라갈 듯해요. ‘엠비오’ 역시 숫자 ‘2’를 주제로 그러한 디자인을 제시하고, 질문을 던질 겁니다. 좀 어렵나요?”(웃음)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