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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건축 소형확대’ 강남북 온도차
강남권 거센 반발 지속

상계주공은 적극 수용

수익성 보단 안전성 시급

추진위 “소형 더 늘릴 수도”


서울시의 재건축 아파트 소형 평형 확대 정책을 놓고 강남과 강북 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시의 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강북권 재건축 단지들 중에는 소형 아파트 비율을 늘리면 사업성이 더 나아질 수 있다며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도심 재정비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형평성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지역별 특수성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주공8단지의 경우 현재 5층 18개동의 공급면적 36~49㎡ 830가구로 지어진 단지를 최고 35층의 총 1007가구로 재건축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중이다. 노원구는 이런 내용이 담긴 ‘상계2 주택재건축 정비계획안’을 최근 한 달 주민공람을 실시하고 지난 27일 구의회 청취도 마쳐, 서울시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서울시의 재건축 소형 확대 방침에 대해 강남과 강북 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강남권의 반발과 달리, 노원구 상계주공8단지는 소형 비율을 높일 경우 사업성이 더 좋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진은 상계주공8단지 전경.

계획안대로라면 상계주공8단지는 소형임대주택 121가구를 포함해, 59㎡ 382가구, 84㎡ 471가구, 108㎡ 154가구로 재탄생한다. 계획상 60㎡ 이하의 소형 비율이 이미 38%에 육박하는 수준임에도, 조합원들은 “이대로만이라도 빨리 사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다만 문제는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의 상향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는 이번 계획안이 과연 조합원들의 바람대로 이뤄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울시의 재건축 아파트 소형의무 비율 확대 방침과 관련한 논란은 ‘강건너 불’이나 마찬가지였다. 상계동 E공인 관계자는 “단지 자체가 현재 소형 평형으로만 구성된 데다 애초 계획부터 소형 비율이 높았던 터라 별다른 타격은 없었다”며 “시장이 워낙 안좋아 거래가 없을 뿐 가격이 저렴한 급매물을 찾는 투자 문의는 이어지고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공식적 입장은 더욱 전향적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은 소형을 많이 지을 경우 기존 투자액 대비 수익이 적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이겠지만, 우리는 오히려 소형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다면 사업성이 좋아져 조합원들의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시에서 원한다면 현 계획상 대형 비율을 줄여 소형을 확대할 뜻도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도심 재정비 사업시 지역별 특수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상계8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조립식 아파트 시범단지로 지은지 20년 밖에 안돼 안전진단을 통과했을 정도”라며 “수익성 이전에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을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단지 인근 P공인 관계자도 “서울시가 소형 주택을 많이 확보하겠다는 정책에 맹목적으로 매달릴 게 아니라, 동네별로 사업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백웅기 기자 @jpack61>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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