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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의 만찬’,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레시피’?
‘신들의 만찬’에는 ‘며느리도 모르는’ 비밀의 레시피가 없다. 다만 어렵지 않게 흉내 낼 수 있는 익숙한 레시피만 있을 뿐.

2월 26일에 방송된 ‘신들의 만찬’에서는 준영(성유리 분)이 인주(서현진 분)와의 요리경합을 통해 아리랑의 후계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권선징악. 중요한 점은 시청자들은 결말이 뻔히 보이는 드라마라도 열광한다는 것. 이유는 뭘까? 같은 ‘콩쥐 팥쥐’ 이야기라도, ‘신데렐라’와 ‘백설공주’ 이야기라도 얼마든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조바심 나게 만들 수 있다.

왕자와 공주는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변수들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마치 사람의 인생이 필연보다 우연으로 더 많이 채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준영이 자신이 망친 두부로 요리경합에 참가해 인주의 콧대를 꺾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중요한 점은 ‘신들의 만찬’에서 본격적으로 준영이 아리랑에 입성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긴박감은 발견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요리경합 평가의 공정함을 기하기 위해 성도희(전인화 분)가 준영의 요리와 인주의 요리 앞에 있는 이름표를 바꾸며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이끄는가 했지만 맛을 평가했던 인물들의 평가가 천편일률적으로 나와 요리경합의 재미는 반감됐다.

오히려 준영의 요리에 손을 들어준 아리랑 주방식구의 평가는 오해의 여지까지 불러온다. 준영의 요리를 인주의 요리라고 여겨 더 맛있다고 평가한 것은 아닐까. 차라리 무기명 투표로 아리랑 후계자를 정하는 방법이었다면 요리경합은 더 흥미로워지지 않았을까.

특히 힘들어야 할 주방에서 지친 기색 하나 없는 준영의 연기는 어색하기만하다. 이리 저리 불려 다녀도 전혀 안쓰러워 보이지 않는다. 또 준영은 아리랑에 남아있게 돼서 행복한 것일까? 지나치게 활동적인(?) 준영에게서 고단함이란 찾아볼 수 없어 동정심도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요리방법이 틀에 짜여진 인스턴트 요리에 비법 따윈 없다. 명장의 요리라고 해서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먹는 사람에 대한 특별한 배려가 담겨있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불러온다.

과연 ‘신들의 만찬’에 필요한 레시피는 무엇일까. 거창하지 않아도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세심한 배려를 접시에 담아야 한다. 누가 봐도 재밌는 드라마로 만드는 것. 특별한 비밀의 비법이 아니라 시청자들을 위한 마음, 그것이 바로 ‘신들의 만찬’이 추구해야 하는 감동의 레시피일 것이다.


이슈팀 홍수연 인턴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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