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치즈와 모조치즈 달라
광주청, “문제의 본질은 치즈 아닌 허위광고”
‘가짜 치즈’ 논란으로 동네 피자집들이 융단폭격을 맞았다.
이번 피해는 식품의약품안전청 광주지방청이 지난 16일 ‘자연산치즈 100%만 사용한다고 속여 판 피자·치즈업체 적발’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적발된 일부 업체들은 보도자료에 비약이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식약청은 “피자에 가공치즈를 사용하면서 전단지, 피자박스에 100% 자연산치즈만 쓴 것처럼 허위표시 해 판매한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업체 6곳(△피자스쿨 △59피자 △피자마루 △난타5000 △피자가기가막혀 △슈퍼자이언트피자)과 피자에 모조치즈를 사용하면서 100% 자연산치즈라고 허위표기한 제조업체 3곳(△수타송임실치즈피자 △치즈마을임실치즈피자 △임실치즈&79피자)을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업체들이 문제삼은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가공치즈를 사용한 피자마루, 피자스쿨, 59피자 등은 가짜 치즈를 사용한 것이 아닌 함량표기에 문제가 있어 적발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모조치즈를 사용한 3군데 업체와 함께 싸잡아 비판당해 억울하다는 입장인 것. 사실상 ‘가짜 치즈’인 모조치즈를 쓴 업체들에 비해 혐의가 훨씬 경미한데 도매금으로 몰렸단 얘기다.
실제로 가공치즈는 자연치즈에다 전분·식용유 등 식품첨가물을 넣어 유화시켜 가공한 것인데 반해, 모조치즈는 식용유 등에 식품첨가물을 가해 치즈와 유사하게 만든 것으로 엄연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식약청의 발표에 소비자들은 무조건 ‘속았다’는 식으로 싸늘하게 비난했고 실제로 매출도 이전보다 뚝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업체들은 각 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가공치즈와 모조치즈의 차이’를 해명했고 해당 가맹점주들도 “본사에서 지급한 재료만 사용했을 뿐인데 불똥을 우리가 다 맞았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식약청 광주청 측에선 사건의 쟁점인 ‘허위광고’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청 관계자는 “당시 단속 시점에 이들 업체들이 가공치즈를 쓴 게 문제가 아니라 ’100%‘ 자연산으로 허위 광고를 한 게 사건의 본질”이라며 “현재 청에는 업체가 아닌 가맹점주들이 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조사에서 업체 대표들이 혐의를 인정했고 이후에 잘못된 부분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 “메이저 피자업체(△피자헛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중에서도 일부 가공치즈를 쓴 점이 발견됐지만 이와 관련한 허위 광고를 내지 않아 법망을 벗어났다”고 덧붙였다.
이헌옥 녹색소비자연대 식품연구소 소장도 “100% 자연산이라고 광고하고서도 정작 문제가 되자 모조 치즈가 아닌 가공 치즈를 사용했다고 둘러대는 건 변명일 뿐”이라면서 “엄마들이 안전한 먹거리라고 생각하도록 재료를 허위로 표기한 것은 분명 범죄”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가짜 치즈’ 피자 논란에 대해 네티즌들은 “잘못은 본사에서 하고 폭탄은 영세 상인들이 맞는 격” “모조치즈건 가공치즈건 허위광고는 분명” “가공치즈나 모조치즈를 쓴 메이저 피자업체도 공개하라”는 등의 다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지윤 기자> / j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