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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격표시판 특별점검 첫날, 고유가 성토장 된 주유소 ‘시끌’
주유소 가격표시판이 잘 보이도록 설치됐는지 전국적으로 첫 점검에 들어간 20일. 전국 주유소 곳곳에서 크고 작은 실랑이가 이어졌다.

지식경제부는 이날부터 다음달 30일까지를 전국 228개 시군구 주관하에 주유소 및 일반판매소 가격표시판의 시인성, 위치, 허위 가격표시 등에 대한 집중점검 기간으로 정했고 각 지자체의 현장 점검을 지시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표시판의 글자 크기가 규정보다 작아 새로 표시판을 마련했다”며 “우회전 도로 바로 옆에 주유소가 위치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보도 한가운데 표시판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단속반이 다녀갔다는 또다른 서울의 한 주유소 측은 “표시판 글자 굵기가 1.5㎝인지 따지느라 자로 재는 등 난리법석을 피웠다”며 “표시판이 잘 안보이면 비싸게 기름을 판다는 식으로 취급해 기분이 나빴다”고 불평했다.

지경부는 ‘가격표시판 설치의무 불이행 주유소는 가격이 비싼 경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의 한 주유소 사장은 “국제유가가 올라 기름값이 오르는 것인데 주유소가 꼼수를 쓰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도무지 유류세는 내릴 생각은 안하면서 변죽만 울리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핵 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서방국가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기름값은 연일 치솟고 있다. 지난주말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7.45달러로 지난해 최고가 119.23달러에 근접했고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20일 리터당 1986.83원으로 46일 연속 올랐다.

주유소들의 불만에 비해 소비자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회사원 송모(47) 씨는 “표시판을 숨겨놓듯 설치해서야 되겠냐”며 “잘 보이니 주행중에도 가격을 비교해서 주유소를 골라 찾을 수 있어 좋다”고 만족해 했다.

반면 운전을 하지 않는다는 한 시민은 “집 근처 주유소는 보도의 절반을 차지하는 큰 가격표시판을 설치해서 걸어다니기 힘들다”며 “대형 버스들이 주로 주유하는 곳인데 보행자 안전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경부는 판매가격을 표시하지 않거나 표시방법을 위반한 경우는 1회 시정권고 뒤 2회부터 100만~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그러나 1년 이내 재적발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단속도 비정기적이어서 지속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한편 지경부는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석유공사 및 지자체 합동단속반과 함께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가격이 비싼 주유소에 대한 단속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서울시내만 해도 주유소별 가격 차이가 리터당 460원에 달하고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직영주유소가 자영주유소보다 기름값이 비싸다고 조사, 발표한 상황이라 고유가를 둘러싼 주유소 안팎의 잡음은 지속될 전망이다.

<류정일 기자 @ryu_peluche>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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