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을 위한 정치로는 부족합니다. 이 시대는 서민의 정치를 필요로 합니다.” (민주통합당 입당 기자회견문 중에서)

16일 민주통합당 입당 선언에서 김두관 경남지사는 지방자치단체장을 넘어선 ‘큰 정치’를 화두로 던졌다. 잠재적인 대권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김 지사의 입당은 무게감이 있다. 야권의 불모지인 영남으로의 영역 확장과 함께 당내에서 손학규ㆍ문재인 상임고문, 범야권을 포함하면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까지 잠룡들의 대선 레이스가 불이 붙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장 닮은 서민정치인으로 평가돼 왔다. 고졸학력으로 그동안 쌓은 입지전적인 이력과 친서민적인 이미지는 그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마을 이장과 군수ㆍ장관ㆍ도지사에 이르기까지 검증 받아 온 그의 행정능력도 같은 친노계 인사로 분류되는 문 상임고문과 가장 구별되는 지점이다. 영ㆍ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지형적 위상도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은 김 지사의 입당으로 날개를 단 격이 됐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새누리당을 누르고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데다 다음 주로 예정된 예정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합류하면 지방권력을 사실상 장악하게 된다.

4ㆍ11 총선은 김 지사의 첫 번째 대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PK(부산ㆍ경남)지역에서 김 지사가 문 상임고문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부산 문재인-경남 김두관’이라는 야권의 대선급 거물 두 사람이 PK지역에서 ‘쌍끌이’ 역할을 해낼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더군다나 김 지사는 다른 잠룡들이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건 반면, 공직자 신분이기 때문에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워 측면 지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제약 때문인지, 김 지사는 이날 야권의 영역 확장과 통합을 거론했다. “영남지역에는 여전히 무소속으로 활동하는 민주진보진영의 인사들이 민주통합당에 함께 참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첫 번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이날도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도정에 전념해야 할 시기”라면서 말을 아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