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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종신, “내가 희귀 난치병?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깐족개그’의 일인자 윤종신. 어느새 예능 늦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방송가의 새로운 아이콘이자 여전히 ‘현재진행형’ 싱어송라이터인 윤종신의 웃음 뒤에는 대중이 미처 알지 못한 고난의 흔적들이 삶의 곳곳에 묻어있었다.

윤종신이 13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를 방문했다. 데뷔 22년만에 찾아온 단독 예능 나들이. 이날 방송에서는 뮤지션으로서의 윤종신, 뮤지션에서 예능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윤종신에 대한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거기에 인간 윤종신의 감춰둔 현실이 더해져 시청자들에게는 큰 놀라움을 안겨줬다.

이날 윤종신의 고백은 아내 전미라가 등장해 부부간의 폭로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어졌다.

윤종신은 담백한 음성으로 “앓고 있는 병이 하나 있다. 생활에 지장은 없는데 고칠 수는 없다”면서 자신이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윤종신이 앓고 있다는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장의 모든 층에 염증이 침범하는 난치병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윤종신은 이 병을 설명하며 “이게 무서운 병인 것이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이며 자신의 경우 2006년 병을 앓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크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흡연과 음주가 질병 발생을 촉진시키기에 그것을 자제해야만 하는데 윤종신의 경우 병을 모르고 평생을 지내다 도리어 병을 키워온 경우였다. 이에 2006년 아내 전미라를 만났을 당시 윤종신은 “소장이 너무 좁아져 60cm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은 상황이었다”면서 “그 때엔 너무 충격이 커서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나는 지극히 정상인 줄 알았는데 희귀 난치병이 나한테 해당됐던 말이었다”면서 참담해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미래를 약속한 사람에게 자신의 병을 털어놓는 것이었다. 윤종신은 “결혼을 약속하고 사귀기로 했는데 이 얘기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순간 속이고 결혼할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야기를 해야만 했다”면서 “안 좋은 병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꺼내며 속으로 복받쳐 울었다. 건강하게 살 수는 있지만 신랑으로서의 결격사유에 해당됐기 때문이다”면서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한참을 듣고 있던 아내 전미라도 윤종신으로부터 이 고백을 듣던 날을 떠올렸다. 평생의 길을 함께 걷기로 한 동반자의 아픔에 전미라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날 역시 당시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인 전미라는 윤종신의 이야기를 들은 뒤 “이미 연애를 하고 한 달 됐을 때 결혼을 마음먹었다. 신랑이 아프다고 연애를 접거나 결혼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면서 “고백하듯 얘기하는데 그 때 남편은 웃긴 건 아닌데 안심하라고 그랬는지 ‘이게 죽는 병은 아니다, 또 하나 유전은 아니다’라는 말로 나를 안심시켰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아내의 입장에서는 윤종신의 고백이 자신에 대한 신뢰의 반증이라 여겼고 곁에서 남편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두 사람은 이후 2006년 12월29일 결혼식을 올리며 누구보다 행복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윤종신은 5년째 염증 재발 없이 건강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가장 힘든 이야기도 담백하게 털어놓고 특유의 ‘깐족개그’를 곁들이며 웃음으로 승화한 윤종신의 아픈 고백에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늘 활기차고 재치넘치는 모습만을 선보여서 그런지 윤종신에게도 개인적인 아픔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전혀못했다. 어느날 난치 희귀병이라는 판정을 받는다면 정말 처참했을 것 같은데 예능인답게 이겨낸 모습이 존경스럽다”, “그런 병을 앓고 있는 줄 몰랐다. 몸 관리 잘하고 늘 건강하길 응원하겠다”는 반응을 전하며 윤종신의 고백에 귀를 기울였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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