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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신’,정통사극일까? 퓨전사극일까?
‘무신’이 검투사의 드라마는 아니다.

지난 2월 11일 첫 방송된 MBC 특별기획드라마 ‘무신’의 연출을 맡은 김진민 감독은 “영화 ‘글레디에이터’와 미국드라마 ‘스파르타쿠스’를 많이 참고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2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들여 볼거리 많은 액션 사극을 선보일 것이라고 기대를 모은 ‘무신’에 로마 검투사의 생을 다룬 ‘스파르타쿠스’가 겹쳐보였다.

‘무신’은 강력한 무신 정권이 지배하던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노예출신에서 고려시대 최고의 자리인 문하시중에까지 오르는 실존 인물 김준(김주혁)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특히 김진민 감독은 ‘무신’을 통해 전쟁으로 물든 역경 속에서 사나이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정통사극을 지향한다고 밝힌바있다.

‘스파르타쿠스‘는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에 노예들의 반란을 주도했던 스파르타쿠스를 다룬 드라마다. 스파르타쿠스는 전사에서 노예 전락한 뒤 검투사가 되길 강요당하고 그는 결국 노예들과 함께 로마군대에 맞서는 반란군의 수장이 된다.


’무신‘은 고려시대에 있었던 몽고항쟁과 대장경 재건 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의 자존감을 다시 세우겠다는 기치아래 기획됐다. 하지만 ‘무신’의 첫 회에서 반란을 일으킨 승려들과 양민들이 끌려가는 동안 살육당하고 자백을 강요당하며 고문을 당하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자극적으로 구성돼 보는 이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전부터 ’스파르타쿠스‘는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드라마로 알려져 있다. 그로 인해 ‘무신’이 ‘스파르타쿠스’의 어떤 부분을 참고하려 했는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나아가 김준이 공역장을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첫사랑 월아(홍아름)를 구하기 위해 격구대회에 출전하며 대회에 출전한 다른 이들을 모두 죽여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설정은 무인의 드라마인지 검투사의 드라마인지를 헷갈리게 만든다는 점이다.

천문학적인 제작비가 투입된 ’무신‘은 풍성한 볼거리가 많은 액션사극, 정통사극을 목표로 시작됐지만 검투사 영화와 드라마의 요소를 혼합한 퓨전 사극이 되는 우를 범한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드라마의 흥미를 위해 가상의 인물과 사건이 개입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왕이면 이미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소재보다 신선하고 독창적인 소재를 발굴하기 위한 고민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무신’을 보며 느낀 안타까운 아쉬움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설정과 폭력적이며 자극적인 장면들만으로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홍수연 인턴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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