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과 관련해 이를 방치한 교사를 직무유기로 형사 입건하거나 수사한 경찰에 이어 검찰도 이 같은 방침을 세우고 수사 지휘를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안양옥 교총 회장이 9일 경찰을 항의 방문하면서, 학교폭력 문제가 검찰, 경찰과 교원단체 사이의 갈등으로 확전될 조짐이다.
안 회장은 이날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잇달아 찾아 “지난 6일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되고 사회 각계각층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실질적 내용을 검증하는 것보다 이와 관련된 교사의 직무 범위로 논란이 옮겨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교사의 직무 범위에 사법적 잣대를 들이댐으로써 학교폭력 근절에 나서야 할 교사들이 위축될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교조도 “경찰의 희생양 찾기식 접근은 학교폭력 해결을 어렵게 할 뿐”이라며 “최근 일련의 과정은 정부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책임을 학교와 교사에게 전가하기 위해 여론재판의 과정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울 남부지검은 투신자살한 여중생에 대한 학교폭력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양천경찰서에 학교 담임교사가 정당한 이유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측면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수사지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상윤ㆍ김재현 기자/k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