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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악한 간호실습생, “하루에 1시간도 앉아서 쉴 수 없어요”
“실습을 하면서 내가 간호학생인지 간호조무사인지 헷갈릴 때가 많아요.”

간호사를 꿈꾸며 병원실습에 나서는 간호대학생들이 뿔났다. 학교 다니는 동안 절반 정도를 병원에서 실습하면서 보내지만, 모텔에서 생활하는 등의 열악한 실습 환경으로 인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설명. 졸업 후 간호사로 생활을 시작해야할 지에 대한 고민도 된다는 전언이다.

전국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과 청년유니온(위원장 김영경), 전국간호대학생연합(의장 송수연)이 공동으로 참여한 ‘병원실습생 권리찾기 사업단’이 간호대학 실습생 7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가 실습생들이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 없다고 답했으며, 49%는 하루에 단 1시간도 앉아서 쉴수 없다고 밝히는 등 실습 여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14%만이 점심식사비가 제공되고 있었으며 교통비나 셔틀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9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단병원이 없는 간호대학생들의 실습에 따른 불편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경우 다른 지역 병원으로 실습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40% 만이 학교기숙사를 이용할 수 있고 39%는 고시원에서 그리고 6%는 모텔 등의 숙박시설에서 기거하며 실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 참여했던 학생 중에는 “남자학생의 경우 숙소가 없어서 직접 알아보고 모텔, 고시원에서 지내야 하는 점이 힘들다”, “자택에서 가까운 실습지에 배치해주지 않는다” 등의 불만을 다수 제기했다.

실습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실습생들 중에서 실습시작시에 병원의 전반적인 운영시스템에 대해서 교육을 받는 경우는 응답자의 78%에 달했지만, 실습하는 부서에 대한 교육을 세부적으로 받는 경우는 42%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교육전담 간호사가 배치되는 경우도 28%에 불과했다. 교육전담 간호사가 없어 교육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실습 프로그램의 절반 정도가 체온과 혈압을 체크하는 활력징후 측정이었으며, 침상정리나 약 타오기 등 간호조무사 영역의 일도 적지 않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유니온 김영경 위원장은 “등록금에 실습비가 책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가 책정되어 있는지 여부와 그것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교통비, 식비 조차 제공되지 않는 상황은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전국간호대학생대표자연합 송수연 의장은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들이 모텔 등에서 자며 실습을 하고 있다는 현실은 충격적이다”며, “실습생들이 교육환경이 열악해서 제대로 된 실습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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