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며 금융투자에서도 부자들만 돈을 더 번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입증된 셈이다.
금융자산으로 부자의 기준은 1억원, 중산층과 하위층의 구분은 3000만원이다. 이는 정부의 2011년 가계금융 조사 결과에서 추론된다. 작년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금융자산은 6903만원, 금융부채는 3597만원이다. 금융자산 보유가구 중 중위가구의 금융자산은 3282만원이다. 금융자산이 3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면, 중산층인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 수는 작년 말 현재 7.65%로 2년 전의 6.84%보다 0.81%포인트 늘었다. 이들의 자산 비중은 83.73%로 1.3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에 3000만원 미만의 고객의 수는 1.55%포인트 감소했고 이들의 자산비중도 0.89%포인트 낮아졌다. 3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고객 수는 0.74%포인트 늘었지만 자산비중은 오히려 0.5%포인트 떨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의 1억원 이상 고객의 수는 작년 말 현재 5%로 2009년 말의 4.4%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자산의 비중은 63.5%로 2년 전의 56.4%보다 7.1%포인트 급등했다. 반면 3000만원 미만의 소액 자산가의 수는 작년 말 현재 84.0%로 2년 전의 84.7%보다 0.7% 포인트 낮아졌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5%포인트 떨어진 16.1%였다. 3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의 고객 수는 작년 말 11%로 2년 전보다 0.1%포인트 늘었지만 자산 규모는 22.5%에서 20.4%로 2년 사이에 2.1%포인트 낮아졌다.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불렸을까?
삼성증권의 1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들 분석해보면 복합상품 투자비중이 소액자산가들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복합상품은 자산구성이 다양화한 상품을 말한다.
복합상품 투자비중의 경우,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들은 29.3%를 차지했고 1억원 미만 자산가들은 13.9%에 머물렀다. 반면, 1억원 미만 자산가들은 투자위험 부담이 많은 주식자산 비중이 60.6%였다.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들의 55%보다 5.6%포인트나 더 높았다.
이는 삼성증권이 작년 연말 기준 보유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국내 주식 직접투자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현금성 자산을 제외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 투자금액 비중이 42.1%로 가장 컸다. 이어 외국 주식(19.1%), 펀드(9.8%), 특정금전신탁(8.1%), 외국채권(6.7%) 등이었다. 국채를 비롯해 유전펀드, 브라질 채권 등 절세상품 비중이 높았다. 국채에서는 10년 이상 장기채권 비중이 99.4%를 차지했다. 외국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점도 특징이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들과 1억원 미만 투자자들 사이에는 자산운용 포트폴리오에 차이가 있다. 변동성 장세에는 고액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고액자산가 비중 상승은 자금 여력이 빠듯해진 중산층이 대출상환 등 생활자금 부담 증가나 주식시장 변동성을 견디지 못해 빠져나갔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