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스타의 꿈? 별들에게 물어봐!
깐깐하게 부드럽게 때론 혹독하게…‘K-팝 스타’서 드러난 엔터 3社의 가수 발굴 양성 시스템 엿보기
국내 3대 거대 기획사인 SM, YG, JYP의 가수 양성 스타일이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 스타’를 통해 조금씩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심사위원인 박진영, 양현석은 각각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CEO이다 보니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자사의 트레이닝 특성을 담고 있으며, SM엔터테인먼트도 보아를 통해 자사의 스타 발굴 및 개발 시스템을 공개하고 있다. 이 세 회사에서 발굴되고 양성된 아이돌 가수들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춰 신한류의 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언론에서도 한국 아이돌 가수의 매력과 특성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녀시대의 미국 진출에 대해 “전혀 새로운 차원의 미국 주류시장에의 노출”이라고 평했다. 최근에는 ‘K-팝 스타’에서 ‘SM-YG-JYP의 스타 양성 시스템’이 일부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3사의 특색있는 시스템 속에서 참가자들을 트레이닝하는 모습이 담겨졌다. 원석에 가까웠던 참가자들이 전문가들의 손을 거치면서 조금씩 빛나는 보석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드러나고 있다.



▶ JYP는 기본기 있으면 가르쳐서 완성

박진영은 기본기와 성장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기본이 갖춰져 있으면 문제점들이 있어도 괜찮다. 다만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극복하고 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박진영으로 하여금 가르치게 만드는 욕구이며, 박진영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이다. 그런 매력을 보여야 JYP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매력은 예쁘고 잘 생긴 것만이 아니다. 월드스타로 성장한 비(정지훈)도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다. 궁극적으로는 실력을 중시한다. 박진영이 박지민, 이하이, 윤현상을 좋아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매력도 실력이다.

박진영은 지금 당장 실력(매력)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도 성실하다면 OK 해준다. 성실한 사람이 가수로도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JYP에서는 연습생들과 소속가수들도 일반 직장인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살고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30분간 스트레칭과 30분간 발성연습을 한다. 이는 박진영에게도 적용되는 룰이다. 우리 나이로 41살인 박진영이 요즘도 꺾는 춤이 가능한 이유다.

지금도 현역으로 공연을 하고 음반을 발표하는 박진영은 프로듀서적인 입장과 가수의 입장 둘 다 지니고 있다. 자신이 무대 위에서 느끼는 점을 후배들에게 전수한다. 경쟁사인 YG 소속의 세븐 노래를 프로듀싱해 음원차트를 올킬하기도 한다. 박진영은 매년 히트곡을 내놓는다. 지금까지 음악차트 1위곡만 47곡이다. 이 같은 어마어마한 노하우를 메뉴얼로 집대성한 게 JYP의 스타 양성 시스템이다.

박진영은 “연습실에서 완벽하게 익혀 실제 무대에서는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JYP는 가수 개개인의 실력과 개성을 너무 박진영 스타일로 묶는 게 아니냐, 또 박진영의 완벽주의를 주입시켜 연습생이나 소속 가수들을 박진영의 아바타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JYP측은 “비와 김태우가 회사를 나가고도 여전히 실력을 인정받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건 그때 트레이닝되고 만들어진 것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말로 오해임을 밝혔다.

▶YG는 개성·끼 넘치는 아티스트 육성

박진영이 이처럼 철두철미하고 깐깐한 이미지인 반면 YG의 양현석은 아버지 같은 후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팝 스타’의 편집된 내용만 보고 박진영은 악역이고 양현석은 착한 역할이라고 규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양현석은 재능과 개성을 중시한다. 개개인이 가진 개성과 창의력을 살려주고 부각시켜주는 데 주력하다 보니 양현석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선하게 보이는 것뿐이다.

양현석이 빼내고자 하는 참가자의 개성과 재능은 무대 위의 카리스마로 나타난다. YG가 그토록 무대를 장악하는 능력을 강조하는 건 이 때문이다. 무대를 장악하는 힘은 가수의 가창력이건, 표정이건, 춤동작이건 총체적으로 다가오는 매력들이다. 이미셸의 가창력을 요모조모 분석하는 박진영과 달리 양현석은 “제가 단순한 걸까요. 저는 들어서 좋으면 좋습니다”고 말한 데서도 그의 개성은 잘 나타난다. 3사 중 YG가수들이 아티스트적 이미지가 두드러지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양현석은 확고한 YG만의 가수 양성 스타일을 확인시켜 주었다.

빅뱅이 춤과 의상에서 거리(street)의 느낌이 강하게 나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형상화시킨 것도 빅뱅만의 매력을 찾아낸 것이다. 빅뱅의 ‘스트리트 컬처’의 분위기는 아이돌의 기계적인 모습을 완전히 벗어나게 하는 상징적 코드다. 이는 YG가 규정에 맞춰진 모범생과는 차별화된 개성화된 스타( 그것이 반항적인 이미지이건, 마니아적인 감수성이건)를 요구함을 의미한다. 반항적인 이미지, ‘안티 히어로’라 해도 주류대중문화에서 충분히 소비될 수 있는 콘텐츠다.

▶SM은 완벽한 커리큘럼으로 맞춤형 트레이닝

SM은 ‘기본기가 갖춰진 인재’를 선호한다. 이 점에서 SM은 YG보다는 JYP와 가깝다. SM이 오디션을 통해 연습생을 발굴할 때는 인성과 가능성, 잠재력, 스타성, 실력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1 대 1 맞춤 트레이닝을 실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개개인의 재능과 장단점,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자에게 맞는 수업을 진행하며 실력을 향상시킨다.

한가지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노래, 춤, 연기 등 다양하게 구성된 커리큘럼으로 엔터테이너적인 면모를 갖추도록 트레이닝 한다. 글로벌 활동도 염두에 두고 언어학습도 철저하게 병행한다.

SM은 이 같은 트레이닝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하다. 자사의 개별과정에 충실하면 ‘톱’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른바 이수만 프로듀서가 강연 때마다 강조하는 SM의 컬처 테크놀로지(CT)다. 이 안에 소위 ‘SMP’(SM퍼포먼스)라고 불리우는 SM 특유의 음악과 군무 등의 무대 스타일이 들어있다.

이를 통해 구축하는 SM 가수들의 이미지는 명문 귀족가의 자식들 같은 이미지다. 연습생으로 들어갈 때는 타 사와 별 차이가 나지 않아도 SM의 CT를 통과하면 소년 소녀들의 완벽한 ‘워너비’(선망의 대상)가 된다. 소녀시대는 이제 그 많은 걸그룹 멤버들 중 A급만을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완벽한 SM의 시스템안에서는 SM 소속 가수들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작곡가 유영진도 출퇴근하는 회사원 같다. 오전 9시 출근하고, 5시 퇴근하는 작곡가다. 그래서 작곡가로서는 수명이 매우 길다. 하지만 아티스트적인 면모는 많이 사라졌다. 유영진은 90년대는 소울풍의 음악을 추구해왔지만 그때그때 트렌디한 요소들을 적당히 버무려 중독성을 유발하며 대중의 감성을 건드리는 노래를 주로 만든다. ‘Mr. Simple’ ‘미인아’ ‘쏘리 쏘리’(슈퍼주니어) ‘Ring Ding Dong’ ‘LUCIFER’(샤이니) ‘피노키오’(f(x)) ‘o-正.反.合’(동방신기) ‘ID:Peace B’(보아) ‘Dreams Come True’(SES) 등 유영진이 작곡한 노래들은 크게 히트했다.

SM은 연습생과 소속가수들의 인성을 크게 강조하는 단계에 와있다. 미국 지상파 CBS 간판 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쇼’에도 출연한 ‘소녀시대’ 멤버들은 성공한 요인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모두 “다른 멤버들이 골고루 잘해 줘서 성공했다”고 한다. 이런 우월한 여성집단에서 질투나 갈등 없이 팀이 유지되려면 인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SM의 대표가수 보아도 ‘K-팝 스타’에서 드러났듯이, 피나는 연습과 경험, 엄격한 과정을 통해 실력파 유명가수가 됐지만 참가자에게는 먼저 경험을 했던 선배로서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바라본다. 보아가 ‘K-팝 스타’를 통해 대중적 친근함까지 얻으며 새롭게 다가오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