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결은 친형과도 같은 사람과 회사를 만들었지만 수익분배 9대1에 계약기간 10년이라는 터무니 없는 계약조건으로 인한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이은결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마술을 위해 견뎌냈던 엄청난 노력들, 그리고 갑작스럽게 닥친 시련과 그것을 다시 극복하기까지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인생 스토리가 담긴 독특한 마술과 함께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은결의 감동 스토리가 방송되자 네티즌들이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어려운 시간을 딛고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으로 정상의 자리를 꿰찬 그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 것.
네티즌들은 “월드스타 비도 마술사 이은결도 지독한 연습벌레.... 어떤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시간과 노력만이 살 길임은 분명하다. 우울함을 털기 위해 1긍정의 힘’ 다시 읽어보련다. 아자아자 얍(batsimdeedee)”, “여유만만 잘봤어요~ 땀흘려 연습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안일하게 살았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네요ㅠㅠ 전부터 그랬지만 역시 저한테 최고의 마술사는 이은결!!입니다!! 세계를 놀라게 할 마술!! 꼭 이루리라 믿습니다~파이팅!!^^(hoi26)”이라는 댓글을 남기며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고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로 마술사 생활을 시작한 이은결은 당시 故 김형곤이 운영했던 ‘코미디 클럽’에서 공연을 하다 일본 유명 마술사 ‘유지 야마모토’에게 발탁돼 2001년 8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마술대회(UGM)에 출전했고, 여기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 같은 업적 뒤에는 이은결의 피나는 연습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술은 관객들에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치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는 듯한 판타지를 선사하지만 이를 위해 마술사는 단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수백, 수천 번의 실패를 견뎌야 하기 때문. 특히 이은결은 세계마술대회에 출전하기 전 두 달동안은 아예 지하 연습실에서 나오지 않고 연습에만 매진했다고 한다. “연습실이 지하였기 때문에 나중에는 정말 낮 4시인지, 새벽 4시인지 헷갈릴 정도였어요”라고 말해 그의 연습의 강도를 짐작케 했다.
각종 세계 마술 대회를 석권하고 ‘매직 콘서트’라는 고유의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2000년 7년간 돈독한 관계를 쌓은 지인과 함께 회사를 키워 나가던 중, 자신도 모르고 있던 계약서를 발견하게 된 것. 일명 ‘노예 계약’이라고 불리던 계약서를 발견한 후 충격을 받은 그는 슬럼프에 빠졌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기억으로 무려 1년 동안 은둔 생활을 하며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런 그에게 희망을 주었던 것은 바로 가족이었다. 형은 그당시 하고 있던 일을 접고 선뜻 이은결의 매니지먼트 일를 도왔으며, 부모님은 물심양면으로 그를 도왔다. 그렇게 온 가족이 함께 악몽같았던 시기를 이겨냈고, 이은결은 다시 마술과 무대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었다.
IT의 발달에 따라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정보가 빠르게 공유돼 마술의 비밀이 공공연히 밝혀지고 신비감이 사라지는 요즘 이은결은 마술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스토리였다. 마술로 사람들의 상상을 현실로 이끌어내고, 여기에 스토리를 입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자 한 것.
오는 14일 개막하는 블록버스터 매직쇼 AGAIN ‘The Illusion 일루션’은 이은결의 이 같은 생각을 담은 공연이다. 하나하나의 마술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와 기승전결이 존재하는 공연이다. 초반 스펙터클한 서스펜스로 관객의 심장 박동수를 한껏 높여 놓은 뒤 공연 막바지에는 감동을 선사한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