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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등급 회복 왕도는 있다
대출·카드 등 신용거래 실적 중요…소액이라도 연체 땐 치명적…제2금융권 부채부터 갚아야
최근 ‘신용(크레디트)’이라는 단어는 글로벌 재정위기와 맞물리는 주요 화두다. 미국을 필두로 유로존 주요 국가들의 연쇄적인 신용등급 하락은 전 세계 경제를 들썩였다.

국가나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어떤 신용등급을 받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신용등급은 한마디로 대출기관이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수치화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가계부채 급증 우려 등의 문제로 낮은 신용을 지닌 이들은 은행 등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가 녹록지 않다. 이제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경우 신용카드도 발급받을 수 없다.

이처럼 신용등급이 경제생활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지만 어떤 요인이 신용등급의 등락을 좌지우지하는지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개인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서 최근 운영한 ‘올크레딧 신용관리 체험단’ 프로젝트를 체험한 이들의 신용등급 향상기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신용등급이 오르고 내리는지를 들여다봤다.



▶9일 연체에 신용등급 2단계 추락, 원상회복에 꼬박 3년=직장인 이송남(28ㆍ가명) 씨의 경우 지난 2006년 4월 신용카드를 처음 발급받았을 때 전 국민의 평균인 5등급이었다가 정상적인 금융생활을 영위하자 4등급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 2008년 3월에 단숨에 6등급으로 두 단계 내려갔다. 불과 9일간 12만7000원을 연체한 이력 때문이다. 다행히 이 씨는 연체금을 단기간에 상환한 덕분에 3개월 만에 5등급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연체 없이 꾸준하게 소액 신용거래를 유지해 평점을 올린 결과 2011년 3월에 다시 4등급으로 복귀했다.

열흘도 채 안 되는 기간 비교적 적은 액수의 연체 이력도 신용등급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 단기일 내에 신용등급이 추락하는 반면, 신용거래 이용도의 건전성을 증명하는 데에는 꽤 많은 시일이 걸림을 이 씨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씨의 경우 2009년 8월 7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이는 부채수준 증가로 평점에 악영향을 끼쳤으나 신용등급을 낮출 정도는 아니었다.

자영업자 김기동(47ㆍ가명) 씨는 그간 연체를 한번도 하지 않았고 건전한 신용생활을 영위했다고 자부하는데 왜 신용등급 1등급을 받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실제로 김 씨는 1995년도 신용카드 사용을 시작해 오랜 신용거래 이력을 보유했지만, 2008년 3월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수술 탓에 카드 사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카드부채 수준이 늘어나 3등급에서 4등급으로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연체 없이 꾸준히 이용한 결과 이용 실적이 긍정적으로 반영돼 그해 10월 다시 3등급으로 회복됐다.

2009년 8월 70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부채수준 증가에 따라 신용평점은 소폭 하락했으나 등급에는 영향이 없었다. 그리고 연체 없이 건전한 신용거래를 지속한 결과 지난해 10월 1등급까지 올랐다.

KCB 관계자는 “부채수준의 증가는 리스크 증가에 따라 단기적인 평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연체 없는 상환 실적이 축적되면 오히려 등급 상승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대출수준 유지하고 연체했다면 오래된 것부터 갚아야=개별 사안에 따라, 그리고 개인이 처한 경제적 상황에 따라 신용카드 개설, 대출, 연체 등의 행위가 신용등급에 적용되는 비중은 다르다. 하지만 신용등급을 올리는 ‘왕도’는 분명히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신용거래 기록을 충실히 쌓을 것을 권유한다. 신용거래 실적이 전혀 없으면 신용거래 형태를 파악할 수 없어 등급을 산출하기 어렵다. 물론 신용거래 실적이 전무하다는 것은 부채도 없다는 뜻이기에 통상 4~6등급 정도로 평가받을 수 있지만 자산을 많이 축적한 이들의 경우 신용거래를 쌓지 않으면 신용등급 측면에서는 손해를 본다.

무엇보다 개인 금융소비 패턴이 신용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소득수준이 높지 않더라도 카드 비용을 꼬박꼬박 잘 내고 대출이자를 잘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올라간다. 부채가 생겼을 때 계획한 대로 꾸준히 상환하고 연체 기록을 남기지 말아야 좋은 신용등급을 받는다.

이를 위해 부채 규모를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 씨와 김 씨의 사례에서 봤듯이 대출 상환은 원금과 이자를 분할해 갚아나가는 것이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연체는 짧은 기간이라도 신용등급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당연히 연체를 쌓지 않아야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라면 일단 오래 연체된 것부터 갚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연체기간이 길수록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 동시에 연체가 있다면 비은행권 연체부터 갚아나가는 것이 좋다. 금리 부담이 큰 제2금융권 대출이 이자 부담이 작은 은행권 대출보다 신용등급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절한 대출수준을 유지하고 연체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신용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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