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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때깔나는 세트장…한류 숨은 주역”
취임 한달 강순필 KBS아트비전 대표
‘브레인’ ‘오작교형제들’ ‘드림하이2’ 등 KBS 드라마의 잇따른 성공작 뒤에는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때깔’ 나는 세트장을 만들어 시청자의 시선을 단단히 고정시키는 데 한몫을 하는 KBS아트비전. KBS 방송에 필요한 소품과 세트, 의상, 분장, 미용, 특수효과, 디자인, 그래픽 등을 담당하는 KBS 자회사다.

오는 6일부로 대표이사 취임 한 달째를 맞는 강순필(52) KBS아트비전 사장은 각 드라마 성격에 맞춰 공간적ㆍ시간적 연출을 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몫이라고 했다. 예컨대 의학드라마 ‘브레인’에선 수술 장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육각형 방 모양에다 2층 천장 높이에 유리창을 두어 ‘줌인’ ‘줌아웃’ 촬영을 쉽게 하도록 하고, 유리에 망을 둘러 긴장감을 불어넣는 식이다.

강 사장은 1983년 KBS에 디자이너로 입사해 30년 가까이 방송미술 분야에서 근무한 방송 미술 전문가로, 지난달 6일 대표에 올랐다. KBS 자회사들을 통틀어 본사 파견 임원이 아닌 내부 전문가가 대표이사에 승진하기는 그가 처음이다. 강 사장은 2일 “미술 분야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인정하고, 자체 승진을 통해 계열사에서도 열심히 일하면 임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선례”라고 인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시청자의 달라진 눈높이가 KBS아트비전의 대표 선임 관례도 깼다고 할 수 있다. 강 사장은 “이제는 드라마인지 영화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영상 품질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화질(HD) 방송제작 환경이 되면서 조명과 세트, 미술 등이 좀 더 자연에 가깝게 표현될 수 있도록 발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드라마 한류 덕에 세트장에도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촬영지가 관광 명소가 되는 것은 물론 한국 방송미술 제작기법을 한수 배우기 위해 전문가가 KBS아트비전에 견학을 온다. 강 사장은 “88올림픽 개최 전에 NHK에 방송중계를 견학하러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NHK가 방한해서 우리의 현대화된 제작시스템을 보고 놀란다. 일본의 방송미술은 퇴조하고 있지만 우리는 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2만5000평의 세트장이 있지만 일본에는 도에이의 1만평 세트가 최대”라며 역전된 상황에 감개무량해했다.

KBS아트비전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현재도 내부 개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사업도 추진한다. 여수엑스포의 해양생물관, 앙골라관, 네덜란드관 제작을 수주했다. 강 사장은 신사업과 관련해 “한국 근현대사를 체험하는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사업을 지자체와 협의 중”이라며 “평소에는 국내외 관광객이 1930ㆍ40년대의 다방 등 그 시대를 체험하게 하고, 시대극 촬영지로도 활용하는 테마파크를 기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현재 사업들과 정책 틀 속에서 경영을 안정화시키고, 신사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지숙/jshan@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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