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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이후 한국민주주의 변천사
한국 민주주의 정치사는 1980년대 이후 크게 세 번의 변곡점을 맞았다.

제도적 민주주의를 이끌어낸 87년 민주항쟁과 절차적 민주주의 논의의 계기가 된 1997년 IMF 체제, 그리고 3김정치의 그늘에서 벗어나 참여민주주의의 토양을 마련한 2003년 노무현정부 출범 등이 그것이다.

87년 체제는 군부독재의 탄압을 벗고 정치적 자유에 눈을 뜬 시기로, 관료제와 사법ㆍ의회ㆍ노동 부문 등 제도적 차원에서의 민주주의가 기지개를 켰다. 그러나 입법과정에서 반복된 날치기 처리와 노동탄압 등 내용 면에서는 여전히 민주와는 거리가 먼 권위주의 시대가 이어졌다. 97년 IMF 체제는 경제적으로 뼈아픈 국치로 기억됨과 동시에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경제개념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절차의 규범으로서의 다수결 원리, 관용정신, 비판과 타협 등이 사회담론으로 부상했다.

그러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다수의 시민사회 세력이 정권 안팎에서 권력 견제를 넘어 국정에 참여하는 첫 시도가 이뤄졌다. 참여민주주의의 새 장을 열었다는 정치사적 의미를 남겼지만 참여정부는 개혁을 둘러싼 혼선과 갈등으로 날을 새웠다.

민주주의 정치사는 올해 또 한 번의 정치실험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기를 계기로 지구촌 전역에서 ‘1% 대 99%’ 양극화 사회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국내에서도 성장과 경쟁 일변도의 산물인 경제적 양극화의 고리를 끊고 함께 사는 사회를 지향하는 ‘경제민주주의’ 개념이 새로운 민주주의 패러다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도민주주의와 절차민주주의를 거쳐 참여민주주의로 이어진 진화도상에 민주주의 4.0으로 불릴 경제민주주의가 자리한 것이다.

때마침 총선과 대선을 맞은 국내 정치권은 복지 확대와 양극화 해소 등 경제민주화 정책을 총선 및 대선 승리의 핵심 디딤돌로 삼고 있다.

<양춘병기자> /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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