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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희 “남편 안재환에 대한 미움과 원망도 있지만…”
결혼 10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남편, 어느덧 4년 전의 일이 돼버렸지만 정선희에겐 여전히 잊히지 않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정선희가 지난달 31일 방영된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 ‘이미숙의 배드신’에 출연해 고 안재환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결혼 직전부터 갖은 루머를 안고다녔던 두 사람의 가정생활은 안재환의 자살과 함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정선희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됐다.

겨우 열 달, 두 사람이 부부로 지냈던 시간이다. 10년도 아닌 10개월에 터져나온 일이었기에 정선희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정선희는 당시를 떠올리며 “현실감각이 완전히 올스톱됐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끝도 없이 새어나오는 루머들, 때문에 정선희는 “1년 넘게 이게 사랑이었나 아니었나를 두고 힘들어했다”고 한다. 아내로서 여자로서 겪었던 감정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정선희는 자신의 감정이나 충격을 똑바로 마주할 여건이 되지 못했다. 유서 몇 장을 남기고 자신의 차 안에서 연탄불을 피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편 안재환, 이후 갖은 사채빚에 시달렸다는 의혹과 루머, 그 뒤 이어진 친구 최진실의 자살. 살아있는 자에겐 의문을 풀라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늘 쫓기듯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던 정선희, 그때마다 “이내 주저앉아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한 생각이 바로 그것이었다.



정선희는그 때를 떠올리며 “난 분명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데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일들은 ‘사랑이 아닌건가. 사랑이 아니면 배신을 당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사랑과 배신 사이를 오가며 무너지는 자존심을 추스려야만 했던 것.그 때의 정선희의 심경은 “사랑이라는 확신만 있더라면 어떤 힘겨운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떠나지 않는 것은 “사랑이었다 아니었다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정선희는 “이제와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사랑에 관한 한 냉소적이 됐다”면서 “내가 했던 사랑에 대한 기억에는 사랑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섭고 공포스런 기억이 함께 있어 징글징글했다. 사랑이고 뭐고 사는게 먼저였다. 이게 무슨 배부른 소리냐 싶어 (오래 괴롭혀온) 그 부분은 내안에서 완전히 페이지를 접었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아는 큰 사건을 오롯이 홀로 견딘 정선희는 이제 “나의 추억을 지키려다 이렇게 된 것 같다”면서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는데 이런 부분까지 지저분하게 얽히고 싶지 않아 사랑만은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많은 욕을 들어서인지 너무 지키려고 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후회하진 않는다. 섭섭함이나 미움, 원망도 있지만 그 명예는 지켜주고 싶다”면서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안재환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전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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