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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아이러브人’, 모처럼의 지식청량제
SBS에서 오랜만에 좋은 콘텐츠 ‘지식나눔콘서트 아이러브[人]’을 선보였다. 밤 12시에 편성돼 많은 사람들이 보기 힘들겠다는 아쉬움을 가지면서도 모처럼 지식과 음악과 웃음에 감동까지 얻을 수 있었던 유익한 프로그램임을 알리고 싶다.

‘지식나눔콘서트 아이러브[人]’은 인문학 강의로 유명한 4명의 강사가 지식나눔 운동의 일환으로 펼치는 공감가는 강의쇼다. 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작곡가 김형석과 매주 장재인 노을 김조한 알리 포맨 나윤권 하림 등 색다른 뮤지션 두 팀과 함께 음악이 곁들여진 새로운 강의와 참여의 마당을 펼치고 있다.

1월 29일 첫 방송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아직 꿈꾸는 그대, 청춘에게’ 강의는 관객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도 희망과 격려가 되는 메시지로 채워졌다. 막연한 희망만 준 것이 아니라 강사 자신의 경험에서 바탕한 이야기라 공감도 가고 영양가 있는 가이드가 된 셈이다.

김난도 교수는 실패를 통해 더 나은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음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알려주었다. 왜 실패했는지 반드시 오답노트에 적어보라는 팁도 곁들였다. 행정고시에 계속 떨어졌던 그는 인생에서 가장 잘했던 선택이 행정고시를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던 중 방송통신대학의 대타강사로 기용돼 강의실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던 탓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강의한 결과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강의가 자신을 교수로 이끌다고 한다. 김 교수의 삶의 과정을 보면 오히려 실패가 없었던 인생이 더 잘못된 것이다.



김 교수 자신도 과거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릴 수 있었다.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한 대학생의 고민에 대한 답변 메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청춘들의 고민을 가슴으로 이해한 김 교수의 멘토링은 김 교수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외국 젊은이들에게까지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켜 영어와 중국어 등으로 번역 작업에 돌입했다.

어느 나라나 방황하는 청춘들이 있기 마련인데, 진정성으로 다가가면 그들을 이해시키고 소통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늦은 밤이지만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김난도 교수의 강의를 듣고 용기와 의욕을 가지고 꿈과 목표, 그리고 도전을 다시 한 번 추슬러보는 계기로 삼았을 것이다.

평균수명 80세 시대에는 40대에 접어든 사람의 인생시계가 낮 12시라는 사실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음을 자연스럽게 알려주었다. 스스로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시계가 몇 시인지부터 체크해야 할 필요성도 환기시켜 주었다.



EBS가 세계의 훌륭한 강의를 모은 ‘TED’를 방송하고 있지만 ‘지식나눔콘서트 아이러브[人]’은 모처럼 상업방송에서도 공익적으로 가치있는 강연을 기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강사들도 지식을 무료로 내놓는 나눔을 통해 사회적 공헌에도 일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세 강의가 더 남아있다. 김정운 명지대 여가경영학과 교수의 ‘사는 게 재미없는 이 시대 남자들에게’(5일),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인생 최대의 화두, 행복을 찾는 그대에게’(12일), 김상근 연세대 신과대 교수의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싶은 그대에게’(19일)도 시청자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 좋은 콘텐츠가 4부로 끝나지 말고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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