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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와의 전쟁’ 의리와 배신 공존, 80년대 수컷들의 생존 방식
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남자들의 의리와 배신, 그리고 조직의 암투를 실감나게 그렸다. 또 상식과 질서보단 온갖 편법과 권모술수가 난무했던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 바로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에 이어 윤종빈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 제작 (주)팔레트 픽처스,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이하 범죄와의 전쟁) 얘기다.

영화는 1982년 비리로 인해 해고될 위기에 처한 세관공무원 최익현(최민식 분)의 모습으로부터 시작됐다. 때마침 그는 우연찮게 순찰 중 히로뽕을 적발했고, 일본으로 밀수출 해 마지막으로 한 몫을 챙기려고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익현은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 분)와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펼친다. 하지만 결국 ‘경주 최씨 충렬공파’라는 혈연관계로 인해 익현은 형배와 그의 식구들로부터 ‘대부님’이란 칭호를 듣는다.



이처럼 영화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두 남자가 한 뜻을 모으는 데까지를 경쾌하게 그려냈다. 익현은 세관 공무원 시절부터 단련된 탁월한 임기응변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형배를 도우며 신뢰를 얻는다.

주먹 넘버원 형배와 로비의 신 익현은 빠른 속도로 부산을 접수하기 시작했고, 영화 제목처럼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굳건할 것 같던 두 사람의 관계도 부산 일대 나이트 클럽과 빠칭코 등 이권 사업으로 인해 갈등이 쌓이게 됐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1990년 10월, 두 사람의 갈등은 극에 치닫게 됐다.

여기에 평소 두 사람의 관계가 달갑지 않았던 경쟁 조직의 보스 김판호(조진웅 분)의 존재는 형배와 익현의 사이를 돌이킬 수 없게 만들었다.

‘범죄와의 전쟁’은 회칼과 각목,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조폭들의 등장한다. 하지만 단순히 조폭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아니다. 이 영화는 조폭들에 초점을 맞추기 보단, 정의와 질서보단 힘의 논리가 지배되고, 돈과 주먹이 공생했던 씁쓸한 80년대의 다양한 군상들을 담았다. 



이번 영화에서 최민식은 익현 역을 맡아 10kg 이상 살을 찌워, 푸근하고 능글능글한 모습을 전작의 이미지를 벗었다. 그는 혈연과 의리보단 살아남기 위해 비열한 모습까지 보이는 한 가장의 씁쓸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또 데뷔 이후 첫 보스 연기에 도전한 하정우 역시 악인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형배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남자답게 폼나고, 지독하게 섹시한 그의 모습은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최민식, 하정우 외에도 조진웅, 마동석, 김성균, 곽도원 등 명품 연기자들의 조합은 극의 재미를 촘촘하게 완성했다. 강렬한 마스크와 자신들 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 군단은 영화의 감칠 맛을 더했다. 2월2일 개봉 예정. 133분. 청소년 관람불가.


최준용 이슈팀 기자/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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