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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대 일제 워크맨 천국…2000년대엔 명맥만 유지…
부산항 밀수·깡통시장 흥망성쇠
1970~80년대 아날로그 밀수시대를 대변해온 공간 ‘깡통시장’. 부산 중구 부평동 국제시장 인근에 위치한 깡통시장(현 부평시장)은 1910년 상인 스스로 모여들어 이미 100년 역사를 가진 특별한 시장이 됐다. 현재도 50여명의 상인이 깡통시장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상인이 취급하는 상품은 시대에 따라 크게 변화해왔다.

“70~80년대 양주와 전자제품이 귀했던 때는 이곳 깡통시장의 명성도 대단했지요. 멀리 서울에 사는 연예인도 물건을 사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올 정도였습니다.”

부산세관박물관 이용득(57) 관장은 부산항 밀수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부산항에 초량왜관이 설치되고 일본과의 무역장이 서면서 사(私)무역이 성행했는데, 이것을 밀수의 시초로 해석했다. 본격적으로 밀수가 시작된 것은 1950년대 말부터. 이른바 ‘특공대 밀수’로 불리며 공해상에서 어선으로 위장한 밀수선끼리 만나 일본 상품이나 금괴, 마약 등을 은밀하게 부산항으로 들여왔다.

이후 1965년 한ㆍ일 수교가 맺어지고, 일본에 수산물을 수출하는 어선과 냉동선이 밀수의 주요 경로가 됐다.

일제 워크맨과 코끼리밥통, 화장품 등 일본 제품은 이런 식으로 부산 국제시장 내 깡통시장으로 들어와 다시 전국으로 유통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국산 제품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일본 전자제품을 찾는 수요가 완전히 사라졌고, 덩달아 깡통시장의 이름도 잊혀져갔다. 주요 밀수 상대국도 중국으로 바뀌고, 밀수 품목과 방식도 바뀌면서 밀수의 중심도 부산에서 서해안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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