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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뉴스데스크 15분 방송 파행…“언론의 희망 봤다”
“조롱받는 뉴스는 못참겠다”면서 자사 뉴스의 불공정 편파 보도를 비판하고 인적쇄신을 요구한 MBC 기자들이 25일 오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나섰다.

그 결과 이날 오후 9시 방영된 ‘뉴스데스크’는 15분 가량 방송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이후 뉴스 시간대를 메운 것은 ‘건강적색경보 내몸이 보내는 SOS’였으며 9시 48분부터 수목 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이 80분간 확대편성돼 전파를 탔다.

이로 인해 ‘뉴스데스크’는 권재홍 앵커가 단독 진행하며 직접 기사를 읽어내려갔고 연휴 이후 첫 출근 표정이나 버스요금 인상, 해외특파원 및 롯데 구단의 전지훈련 소식만으로 주어진 시간을 채웠다.

권재홍 앵커는 클로징 멘트로 “기자들의 제작 거부로 뉴스가 파행 방송된 점을 사과한다”며 “뉴스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뉴스를 마무리했다.

단 15분에 끝나버린 뉴스지만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제작 거부를 지지하는 글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이디 dlwntmd를 쓰는 한 시청자는 “가족의 밥그릇과 언론인의로서의 자긍심 이 모두 소중하다. 우리는 편파보도를 보며 그들을 욕 할수는 있지만 그들에게 밥그릇을 담보로 투쟁하라 강요할 순 없다. 이러한 당신들의 용기에 부디 공정한 언론이 자리잡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고, neoma5on을 쓰는 시청자는 스스로를 MBC의 퇴사자로 밝히며 “허울만 있는 뉴스 안하셔도 됩니다. 기다립니다. 진정한 MBC의 뉴스를”, fi0120을 쓰는 시청자도 “속시원했던 뉴스의 부활을 기대한다”면서 응원의 글을 남겼다.

이뿐이 아니다. MYYOUCHAGE86을 쓰는 시청자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파업. 공정성을 잃어버린 뉴스는 뉴스로서의 기능을 잃고 정당이나 권력에 말을 전해 주는 대변인으로 전락한다. 뉴스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고, VITAMIN81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시청다는 “15분 뉴스에서 언론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진심을 담아 응원합니다. 당신들 뒤에는 오늘의 행동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있습니다”라는 글로 지지의 뜻을 전했다. 15분으로 방송된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7.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으로 전일 방송분보다 2.9% 포인트 하락했다.

시청자들의 응원이 이어진 제작거부이지만 잡음은 엉뚱한 곳에서 불거졌다. 제작거부로 확대편성된 MBC 인기사극 ‘해를 품은 달’의 경우 80분 편성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컸으나 정작 광고 송출 시간을 제외하면 80분 분량을 모두 채우지 못했으며 약 72분간 전파를 탄 것으로 나타났던 것. 거기에 인기드라마임을 방증하듯 예고편이 공개되지 않은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높아져 “이게 무슨 확대편성이냐, 예고편도 자른 72분 방송? 나머지 8분은 어디 갔을까”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기자들의 제작거부는 26일에도 이어진다. 이미 오전 6시에 방송될 ‘뉴스투데이’는 ‘코이카의 꿈 스페셜’로 대체됐으며 오전 7시에는 10분간 뉴스가 방송됐으며 뉴스데스크의 15분 단축 편성은 이번 주말까지 이어진다. 오는 30일부터는 MBC 총파업이 시작되며 뉴스뿐 아니라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의 파행 방송도 예상되고 있다.

한편 25일 오전부터 돌입한 제작거부에 동참한 기자는 MBC 기자회(회장 박성호) 소속 149명 가운데 136명, MBC 영상기자회(회장 양동암) 소속 43명 중 42명 등 총 178명으로 보도국 전체 인원 250명의 70%에 해당하는 현장인력이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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