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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규 연예칼럼] 개그맨들, 지상파-케이블-종편 힘입어 부활
개그 전성시대가 다시 오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메인급 개그맨이 아닌 조연, 무명들은 무대에 설 곳이 없어 능력을 발휘할 공간이 없었다. 공중파 방송 3사에서 진행하는 개그 프로그램으로는 프로 개그맨들을 위한 꿈의 무대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이유로 개그맨들은 지방행사, 리포터, 행사에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공중파 프로인 KBS2 개그콘서트, MBC ‘웃고 또 웃고’, SBS ‘개그투나잇’ 뿐만 아니라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tvN ‘코미디 빅리그’, 종합편성채널 MBN ‘개그공화국’, 채널A ‘개그시대’ 등이 개그 강자로 떠오르며 침체됐던 개그 프로그램들이 하나둘씩 부활했다.

MBN은 종편에 선정된 4개사 중 처음으로 공채 1기 개그맨을 모집해 개그 수요를 충족시키기도 했다.

‘개그 공화국’은 윤택, 이재형, 한현민 등 기존 SBS 개그맨들과 MBN 공채 1기 개그맨 15명 등 개그맨들의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프로그램으로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다양하게 풍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 총선, 대선 등 선거정국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대권 경쟁을 패러디한 ‘세프를 꿈꾸며’는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선 주자들의 모습을 풍자해 웃음을 선사 중이다. 

종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어느 개그맨은 “개그맨들이 서로 최고가 되기 위해 경쟁구도로 치닫던 여느 시기와는 달리, 종편이나 케이블 등 개그저변을 확대할 수 있고 다양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행복감으로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요즘 개그 트렌드를 전했다.

이는 지상파 편성만을 마냥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공중파 못지 않은 코너를 자체개발해 개그 시대를 다시 열어보겠다는 강한 의지로 볼 수 있다.

공중파보다 케이블에서 더 실력을 인정받고 잘 된 케이스가 있다. 


개그우먼 김현숙은 오히려 케이블에서 주인공으로 낙점되며 연기실력을 검증받았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로 시즌 1~9를 이끌어온 김현숙은 연기뿐 아니라 노래와 춤까지 인정받아 최근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공중파에 자주 등장하지 못했던 이영자 역시 2007년부터 현재까지 tvN ‘택시’의 안방마님으로 활동하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중이다.

한때 2007년을 기점으로 공중파의 개그 프로그램들은 리얼 버라이어티에게 주도권을 내준 적이 있다. 참신했던 코너들은 재탕, 삼탕되며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웃음이 아닌 실소만 나오는 반응을 받기도 했다. 개그맨들은 웃기지도 않은 유행어 만들기에 주력하고 시대적 흐름과 동떨어진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모습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풍자, 해학적 묘사는 잠재돼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SNS 미디어 전파와 수많은 문화콘텐츠가 밀려들면서 시청자들은 정치와 시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그 와중에 개그맨들은 용기를 내 서민과 현대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점점 개그맨의 입과 손짓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개그맨들 역시 1회성 웃음에 그치는 코미디가 아니라 본인들의 풍자가 트렌드가 되고 회자화되는 개그를 원한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 그 중간에 개그 철학과 풍자, 개그에 뼈가 있어야 여운도 있다고 믿는 것이다.



사진=이호규 한국예술종합전문학교 홍보팀장/석사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한국전문기자협회 전문위원

이호규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hose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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