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고아라, 흑룡의 해 한국영화가 문 ‘여의주’
“영화배우로 상도 받고, 연애도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학교에서 공부도 잘 했으면 하고요. 다양한 경험을 다 해보고 싶습니다. 영화도 사극, 멜로, 액션 등 새로운 장르에 도전할 거에요.”

꿈도 욕심도 많은 20대다. 고아라는 임진년 새해, 스물 두 살이 됐다. 설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고아라는 “친할머니가 계시는 시골에서 사촌들이랑 대가족들이 모여서 윷놀이도 하고 계곡에서도 놀았던 설풍경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고아라는 새 영화 ‘파파’(2월 2일 개봉)에서 능숙한 영어 연기를 보여줬고 10대 시절 출연한 일본 영화 ‘푸른 늑대’ ‘스바루’ 등에서 출중한 일본어 실력을 뽐냈지만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전남 광주에서 자랐고 중학교 때에야 서울로 전학왔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여배우지만 지금도 초ㆍ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통화할 때면 불현듯 경상도,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나올만큼 옛 정서를 가슴 한 켠에 간직하고 있는 스타이기도 하다. 뭐든지 빨리 배우고 재능도 남다르다. 영화 ‘파파’에선 아이돌 그룹의 스타 이상 뛰어난 노래와 파워풀한 춤실력도 보여줬다. 애틀란타에 살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소녀 ‘준’으로 분해 어머니를 불의에 잃고 인종도, 피부색도 다른 네 동생을 떠맡게 되는, 말하자면 소녀가장 역할을 맡았다. 준은 동생들을 보육원으로 보내지 않기 위해 미국으로 도망간 톱스타를 찾아갔다가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 매니저 춘섭(박용우)과 가족으로 위장하게 된다. 극중 고아라는 동생들을 위해 상금을 목표로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영어는 어머니께서 다섯살때부터 배워 주셨어요. 그래도 영어에는 사투리도 많고 똑같은 문장이나 대사도 발음과 억양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감정을 실어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죠. 두달간 미국에서 촬영했던 게 문화와 분위기를 익히는데 도움이 됐죠. 노래는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김형석 작곡가께서 하면서 느는 애는 처음봤다고 하시더군요. 하하. 기타도 가장 어렵다는 F코드부터 스파르타식으로 배웠교, 춤까지 임무 수행하듯 준비했어요.”

‘파파’에 앞서 개봉한 ‘페이스메이커’에선 ‘미녀새’, 국민요정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가대표 장대높이뛰기 선수역을 맡았다. 장대를 감당하기 위해 5㎏이나 체중을 늘렸고 10㎏짜리 덤벨을 들면서 근육도 키웠다. ‘페이스메이커’를 끝내고 쉴 틈없이 ‘파파’ 촬영이 이어졌다. 영화배우로선 한국영화 데뷔작들이나 다름없는 작품에 육체적, 기술적 단련이 필요한 작업, 긴장과 부담이 컸고 힘들었다. 그 때마다 아버지께서 “어떤 일이 닥치든 즐기면서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우리딸 아라”라고 응원해준 것이 버팀목이 됐다. 국어 문학 선생님이었던 엄마는 늘 길잡이가 되고 후원자가 되주시는 멘토이자 고아라 자신을 위해 뛰어주는 1등 ‘페이스메이커’다. 



고아라는 중학교 시절 SM엔터테인먼트에 발탁되자마자 몇 개월 후 오디션을 거쳐 KBS청소년드라마 ‘반올림’에 출연하면서 일약 아역 스타로 떠올랐다. 지방에서 재학 중 주말마다 서울을 오가며 잠시 3인조 소녀그룹으로 춤, 노래 훈련을 받기도 했고 아나운서의 꿈도 있었지만 ‘반올림’이 “배우로서의 운명을 결정짓게 했다”고 고아라는 말했다. 



고아라에게 올해는 시작부터 특별한 한 해다. 두 편의 영화출연작이 거의 동시에 개봉하게 됐다. “이제야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에서까지 리포트를 써가며 6학기까지 마친 학업생활(중앙대 연극영화 전공)도 올해는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지난해가 20대 젊은 남자배우들이 승승장구한 해라면, 흑룡의 해에는 20대 여배우가 나설 차례다. 그리고 고아라야말로 흑룡의 해에 한국영화가 문 ‘여의주’가 아닐까.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