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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악수술 고백하는 연예인의 득과실
연예인들의 양악수술 고백이 늘어나고 있다. 강유미 김지혜 신은경 신이 이동윤(개그맨) 이파니 임혁필 등은 양악수술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부정교합이 심하다든가 입이 돌출된 사람이 치료 목적으로 성형하는 것이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부정교합이 심했던 임혁필은 한 인터뷰에서 “충치가 있고 잘 못 씹어 위경련에도 시달렸는데, 양악수술 이후 건강이 좋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좀 더 예뻐지려는 양악수술은 좀 생각해봐야 한다. 턱뼈를 깎거나 자르기 때문에 얼굴이 작고 갸름해지면서 예뻐 보이기는 한데 개성이 사라질 수도 있어, 연예 활동에도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연예계에서는 개그맨(우먼)이건 배우건 다양한 개성이 나와야 하는데, 양악수술이 획일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하는 게 아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비슷한 얼굴에서 나오는 이미지도 비슷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신은경은 양악수술을 통해 더 예뻐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수술 이후 사진을 본 네티즌들로부터 “걸그룹에 들어가도 되겠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하지만 신은경은 똑 부러지고 조금 괄괄한 이미지, 그런 맛에 감독들이 자주 캐스팅하고 대중들도 그 개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더 예뻐져도 연기하는 데 득이 없을 것 같다. 신은경은 이전에도 충분히 예쁜 얼굴이었다.

‘노타이’ 양악수술을 받은 강유미도 이해는 되지만 개그무대에서 웃음과 재미를 주던 강유미가 연상이 잘 되지 않는다. 강유미의 인기는 그의 과거 개그무대에 크게 기대고 있는데 그 이미지가 빠져나갔다. 강유미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닐지 하는 생각도 든다.

연예인들의 성형 여부와 성형 고백은 예능물의 단골 토크 소재가 됐다. 물론 과거처럼 숨기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성형 사실을 당당하게 밝히는 게 더 나은 방식이긴 하다. 괜히 성형 사실을 부인하다가는 네티즌의 집요한 수사에 의해 ‘거짓말쟁이’라는 이미지만 붙게 된다. 하지만 예능에서 연예인 성형을 다룰 때는 주의를 요한다.

우선 성형 관련 토크를 줄여야 한다. 연예인이 양악수술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중에게는 양악수술 권장 내지 조장 효과가 날 수 있다. 대중이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수술 후 어떻게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을 양악수술한 연예인을 보면서 가볍게 얼굴을 고칠 수 있다고 여기게 만들 수 있다.

연예인들의 양악수술은 성형외과의 협찬에 의한 마케팅인 경우가 많다. 스타에게 무료로 성형수술을 해주고 의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공짜로 양악수술을 받은 연예인들은 방송에서 틈만 나면 병원홍보나 수술홍보를 해야 한다. 게다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화제성과 자극성을 어느 정도 추구하기 때문에 양악수술의 실패사례나 부작용이 심각하게 제기될 수 없고, 잘못 수술된 경우도 희화화할 가능성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송이 늘어나는 건 복잡해진 사회 속에서 분쟁이 될 만한 요인이 많아진 게 큰 원인이지만 변호사가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형외과도 급증해 공급과잉이 되면서 꼭 해야 하는 치료성형 외에 안 해도 되는 미용성형을 권하며 과잉진료로도 매출을 올리는 실정이다. 특히 미용성형인 경우 양악수술을 해야 할지 여부는 주관적인 부분도 많아 의사나 수술을 한 연예인의 달콤한 말 한마디에 넘어가기 쉽다.

양악수술은 원래 치료를 목적으로 했다. 양악수술을 받은 사람의 얼굴이 갸름해지는 경우가 있어 심미적인 목적으로도 하게돼 미용성형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양악수술은 원래 틈새영역인 미용성형이 치료성형보다 더 커져버린 상태다.

양악수술을 하는 연예인을 보면 다들 주연이 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함을 알 수 있다. 주연, 조연, 단역 등 역할의 경중을 따지는 풍토가 빚은 현상이다. 모두 중요한 역할이고 각자 다른 개성을 지녔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10년 후에는 김태희나 장동건도 성형수술을 할지 모른다. 그들이 주변을 둘러봤더니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너무 많아 새로운 개성을 찾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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