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타이타닉호 사건’이라 불리던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침몰 사건에 반복된 운명의 그림자가 드리워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밤 4200여 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이탈리아 토스카나 해안에서 좌초됐다. 이번 사고로 11명이 사망했고, 29명이 실종, 약 60명이 부상을 당했다.

좌초된 이 배 안에는 운명같은 사연 한 장이 깃들었다. 바로 서른 살 발렌티나 카푸아노의 이야기가 그것으로 그녀는 자신의 할머니와 같은 상황을 공유하게 됐다. 카푸아노의 할머니는 100년 전 침몰한 타이타닉호이 생존자였기 때문이다.

1912년 4월 영국 사우샘프턴 항을 떠나 뉴욕으로 처음 출항한 타이타닉 호는 출항 사흘 만에 북미 동부 뉴펀들랜드 해역에서 빙산에 부딪혀 가라앉았다. 승객과 승무원 2223명 중 1517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미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며 타이타닉호에서 웨이터로 일했던 카푸아노 할머니의 오빠 지오바니도 그들과 함께 차가운 바닷속에 묻혔다.

카푸아노는 재현되는 역사에 참담해하면서도 좌초하는 배 안에서 할머니처럼 살아남기만을 기도했다.

그녀는 다행히도 살아남았다. 콩코르디아호에서 자신의 약혼자와 오빠 그리고 오빠의 여자친구까지 모두 탈출할 수 있게 됐다.

겨울바다를 벗어난 카푸아노는 17일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고 한다.

현재에도 이탈리아의 해군 잠수부들은 좌초된 배에 구멍을 내고 실종자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유람선에 실린 연료를 수거하는 작업도 곧 시작된다. 좌초된 유람선은 고래와 돌고래 등 보호구역 안에 있어 연료가 유출될 경우 해양 생태계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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