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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스타’ 보아, ‘각 잡힌 조교’ 심사법
SBS ‘일요일이 좋다-K팝 스타’가 오디션 프로그램의 후발주자면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실력파 도전자가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다. 또 숨어있는 실력자가 많이 나오는 것은 심사위원 때문이다.

SM, YG, JYP 등 대형 기획사의 두 수장이 있고 SM 최고의 가수 보아가 참가해 ‘빅3’에서 트레이닝받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이유가 작용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프로듀서가 간혹 방송에서 오디션을 열어 자체 연습생으로 훈련시킨 적은 있지만 ‘빅3’가 한꺼번에 모여 캐스팅 오디션을 벌이는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YG 양현석과 JYP 박진영은 신인 발굴과 스타 양성 등 평상시 하는 일을 방송으로 보여준다고 보면 된다. SM의 이수만 프로듀서가 아닌 보아가 참가함으로써 절묘한 ‘3인(人) 3색(色)’ 조합이 완성됐다. 두 수장은 기획과 양성 등 스타를 만드는 입장에서 보는 반면, 보아는 자신이 먼저 기획사의 트레이닝을 거쳐 톱스타가 됐기 때문에 ‘논산훈련소의 각 잡힌 조교’ 이상으로 도전자의 상황과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양현석과 박진영이 상반된 심사평을 내놓는 등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보아도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내세운다. 보아가 화려한 가창을 선보인 김나윤에게는 “생각보다 노래 되게 못하네요. 자꾸 노래에 멋을 부리려고 하는데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지난 15일 방송에서는 박진영과는 완전히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백지웅 최반석 김수환 민동우 등 남성 보컬 4인방이 2AM의 ‘이노래’를 부르자 박진영은 “리더인 백지웅이 잘못 이끌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노래를 너무 잘하려고만 한다. 음정, 박자로만 접근한 건 잘못이다”고 평가한 반면 보아는 “4명이 하모니를 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이 정도면 리더가 잘했다”고 정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이어 보아는 시각장애가 있는 김수환에게 “사람을 울리게 하는 뭐가 있다”며 캐스팅했고, 백지웅과 김수환을 묶어 듀엣을 시키고 싶다며 백지웅까지 뽑았다.

이처럼 보아는 솔직한 심사평을 내리고 이를 캐스팅하는 데 가장 주요한 판단근거로 삼고 있다.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에게 필요하거나 보강해야 할 점을 콕 집어 조언해주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에린 영과 줄리에게 “음정, 음색은 좋지만 노래가 안 좋다”고 말한다. 참가자의 노래에 춤을 따라추기도 하지만 노래하는 습관, 자세, 목을 사용하는 법 등 가장 실질적인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박진영은 가수로서의 경험과 스타메이커로서의 경험에서 나온 자신만의 완벽주의적 시각과 관점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심사와 평가도 화끈하며 시종 자신감에 차 있다. 노래를 잘하면 심하게 ‘러브콜’을 불러대고,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가차없이 ‘최악’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는 박진영의 심사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은 양현석이 하고 있다. 그는 긴장한 참가자에게 비교적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인다. 박진영이 부분부분 장ㆍ단점을 설명하는 반면 전반적인 느낌으로 좋으면 “좋다”고 판단을 내린다. 단, 참가자의 개성과 창의성은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그런데 양현석은 소울 깊은 음색을 지닌 최고의 참가자 이하이를 캐스팅해 의외로 ‘실속파’가 됐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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