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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품달’ 여진구ㆍ김유정이 주는 셀레임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초반부터 돌풍을 몰고 오고 있다. ‘뿌리깊은 나무’에 이어 사극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 4일 첫회 전국 시청률이 18.0%다. 평일 드라마의 첫회 시청률로는 엄청난 수치였다. 출연진과 제작진도 당황했을 정도라고 한다.

‘해품달’은 조선의 가상왕 시대, 스물세살 젊은 왕 이훤(아역 여진구ㆍ성인역 김수현)의 연애사다. 퓨전사극 ‘성균관스캔들’의 원작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과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썼던 정은궐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궁중 로맨스라 해서 중전과 후궁이 벌이던 뻔한 궁중암투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첫사랑에 순정을 바치고 사랑의 완성을 위해 목숨을 거는 왕세자의 순애보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훤이 사랑하는 여자는 민화공주의 예동으로 입궐한 홍문관 대제학의 여식 연우(김유정ㆍ한가인)다. 연우는 세자빈으로 간택되지만 외척의 농간으로 죽을 운명이다.

조선의 최고무당인 성수청 국무(國巫) 장녹영(전미선)은 연우와 함께 예동으로 들어온 권력자 이조판서 윤대형의 딸 윤보경(김소현ㆍ김민서)의 상을 점쳐달라는 명을 받고는 “연우는 왕후의 상을 지녔으나 교태전의 자리를 가질 수 없고, 보경은 왕후의 상은 아니나 교태전의 자리를 가질 운명”이라고 예언한다. 이 엇갈인 운명은 벌써부터 비장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판타지 로맨스 사극 ‘해품달’은 원작이 가진 스토리의 힘에다 속도감 있는 연출이 강점이지만 아역의 연기로만 3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겼다. 여진구(15)와 김유정(13)은 어린 나이에도 남녀의 설레임과 애틋함을 표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보기만 해도 가슴시린 사랑을 펼쳐갈 이들이 안쓰러워진다.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갈 이훤이 벌써부터 안타깝게 여겨진다. 두 사람이 만나면 분위기가 급상승하니 이들의 연기가 무척 기다려진다.

이현 역의 여진구와 그의 배다른 형 양명군 역의 이민호, 연우 오빠인 허염 역의 임시완, 제운 역의 이원근은 ‘성균관스캔들’의 F4처럼 ‘꽃도령 4인방’으로 누나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양명군의 이민호(19)는 연우를 놓고 이훤과 삼각관계를 펼치고 있다. 김유정과 미화공주 역의 진지희, 보경 역의 김소현 등 여자 아역들의 연기도 성인 못지않다.



오히려 오는 19일 방송될 6회에서 성인으로 바뀌어도 여전히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걱정될 정도다. 연우의 성인 역을 맡은 한가인이 6살 어린 김수현과 나누는 사랑이 시청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다. 김수현은 아역들보다 나이가 별로 많이 들어보이지 않고 이미 결혼한 한가인만 나이가 들어보인다. 그래서 벌써부터 ‘아역의 저주’라는 징크스가 나오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며 ‘해를 품은 이모’ ‘해를 품은 아줌마’라고 딴죽도 걸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한가인이 연기를 잘하고 청초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면 극중 인물로 충분히 동화돼 ‘연상녀 연하남’ 커플로 인기를 얻을 수도 있다.

로맨스와 함께 정치도 감상포인트다. 제작진이 기획의도에서 밝혔듯이 여기서 정치(政治)란 정치(正置)다. 해와 달이 제 자리를 벗어나면 위험해지는 것처럼 왕과 신하, 백성 모든 것이 올바른 위치에 있는 것이다.

문무를 겸비한 성조대왕(안내상), 충직한 성정으로 성조의 총애를 받지만 윤대형과 적이 되어버린 허영재(선우재덕), 국모가 되는 딸을 뒷배로 영의정까지 오르지만 권력에의 질주를 멈추지 못하는 이조판서 윤대형(김응수), 윤대형과 정치적 연대관계를 맺고 있는 대왕대비 윤씨(김영애) 등 다양한 인물을 통해 ‘만물이 있어야 할 자리’를 생각하게 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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