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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틴탑의 ‘욕설 해프닝’이 씁쓸했던 이유
[홍동희의 가요올킬] 가요계가 ‘발음 논란’으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얼마 전 신보를 발표하고 활동에 나선 아이돌 그룹 틴탑(TEEN TOP)의 노래 중 랩가사가 마치 욕설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가사는 틴탑의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인 ‘미치겠어’ 중 멤버 엘조(본명 이병헌)가 맡은 랩가사로, ‘너 하나 곁에 없으니 나 매일매일 하루하루가 내겐 그저 지옥같아’라는 부분이다. ‘지옥같아’가 마치 ‘X같아’하는 욕설처럼 들리며 논란이 인 것.

논란이 확산되자 소속사는 물론이고 이 노래의 프로듀서까지 적극 해명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당사자인 멤버 엘조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발음에 유의하겠다”며 논란을 무마시키려 애를 썼다.

이번처럼 가수에게 ‘발음 논란’이 일어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보통 ‘발음 논란’은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한 배우에게 종종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리고 배우에게 ‘발음 논란’은 곧 연기력 부재로 이어진다. 나아가 배우로서 자질 논란까지 일기도 한다. 연기자에게 ‘발음’은 기초 중에도 가장 기초이기 때문이다.

이는 가수에게도 마찬가지다. 배우가 관객에게 대사를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것처럼, 가수 역시 가사를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정식 데뷔 전 ‘가수 지망생’들이 매일같이 받아야 하는 기초 트레이닝 중 하나가 바로 ‘발음’ ‘발성’ ‘호흡’이란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보컬리스트보다 더 빠르게 가사를 전달해야 하는 랩퍼라면 이러한 기초 트레이닝은 최우선시 된다.

그렇다면 엘조에게 가수로서 자질이 부족했던 걸까.

엘조는 이번 논란 이후에 라이브로 진행된 음악방송들에서는 ‘지옥같아’라고 신경을 써 또박또박 랩가사를 소화해 냈다. 논란을 의식해 더욱 신경을 쓴 결과다. 심지어 방송 후에는 “정확한 발음이었다”며 기사까지 쏟아졌다.

결국 이번 논란은 기초, 기본을 무시해 벌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명확하게 발음할 수 있었다면 애초부터 가수가 조금 더 신경을 써 정확한 발음으로 녹음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속사 또한 처음부터 꼼꼼한 모니터링으로 이런 논란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

지난해 모그룹의 ‘태도 논란’에 이어 이번 사태를 보면서 지금 우리 가요계에 점점 기초, 기본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이 남는다. 화려한 군무, 시선을 사로잡는 패션과 파워풀한 가창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 갓 가요계에 첫발을 디딘 가수들이 다시금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가온차트 팀장(dhee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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