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페이스 메이커’, 좋아하는 일과 잘 하는 일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중 어떤 것을 하면서 살래?”

영화 ‘페이스메이커(감독 김달중)’의 주만호(김명민 분)의 대사 중 하나다. ‘페이스메이커’, 단어부터 생소하다. 마라톤이나 수영 등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 후보의 기록 단축을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되는 선수를 바로 ‘페이스메이커’라 칭한다.

오로지 남을 위한 경기를 하는 메달을 목에 걸 수 없는 선수. 42.195Km 마라톤 코스 중에 그들에게 주어진 거리는 단 30Km 뿐이다. 마라토너지만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달려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 ‘페이스메이커’는 그렇게 시작한다.

주만호는 평생 남을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사는 인물이다. 그가 유일하게 잘하는 마라톤에서도, 유일한 혈육이자 자랑인 동생 주성호(최재웅 분)의 인생에서도 ‘페이스메이커’의 삶을 살게 된다.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되는 착한 주인공. 어쩌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해피엔딩의 내용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건, 바로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이다.

이미 감동의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김명민은 이번 영화를 위해 또 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캐릭터의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말의 치아에서 착안한 인공 치아를 착용했다. 또한 극중 마라토너인 주만호 역을 위해 촬영 두 달 여 전부터 마라톤 훈련을 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페이스메이커’는 주만호가 올림픽 마라톤에서 30Km가 아닌 42.195Km 결승점을 통과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극 초반에는 소소한 이야기 전개로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보상하기라도 하듯 후반부는 감동의 물결로 다가오게 된다.



주만호는 새파랗게 어린 후배에게 ‘삼발이’라는 모욕을 들으면서도 “나이 먹어서 좋은 점이 뭔지 알아? 바로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 있는 거야”라며 담담하게 받아넘긴다. 그는 ‘달릴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좋은 것이다.

오로지 남을 위한 삶을 살던 그에게 유지원(고아라 분)은 마음속에 품고만 있던 꿈을 드러낼 수 있게 이끌어준다. 또한 주만호의 순수함과 열정은 유지원에게 전이돼 조금 더 높은 꿈을 꿀 수 있게 해준다.

누구나 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항상 꿈을 꾼다. 자신이 패배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만호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도전을 한다. 만호가 뒤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이루게 되는 마라톤 완주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대리만족과 위안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자신의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영화 ‘페이스 메이커’.

“당신은 잘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조정원 이슈팀기자 / ent@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