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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복 맵시는 ‘속’에서 나온다?
속바지·속치마 제대로 갖춰야 겉옷 맵시 살려…버선 먼저 신고 속바지 입어야…화려한 장신구 피하고 화장은 은은하게

설ㆍ추석 두 번, 그리고 운동회ㆍ학예회 등 학교 행사로 또 두어 번. 적어도 1년에 3, 4회 입던 한복인데 성인이 되고 나선 통 입을 일이 없다. 결혼식에서나 한번 입어 볼까. 하지만 서양식 의복이 편리함과 실용성을 무기로 각종 경조사까지 점령해 오고 있으니, 이젠 그마저도 힘들어진 시대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한복 좀 입어 볼라치면 어렵다. 잘 모르겠다. 예쁘게 입기는 커녕, ‘어떻게’ 입는가 하는 문제에 맞닥뜨린다. 올해엔 조금 서둘러 본다. 아직 설날까지 시간이 있다. 빛깔 고운 ‘우리 옷’, 한복을 제대로 맵시나게 입는 법이다.

▶모던? 퓨전?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용맹, 권위, 출세 등등 용의 해가 주는 기운을 타고 사람들은 올 한 해 각종 대소사를 치를 준비 중이다. 한국 사람들의 대소사엔 한복이 빠질 수 없다.

이에 여러 한복업체들이 ‘모던(modern)’과 ‘퓨전(fusion)’을 올 한복 트렌드의 키워드로 뽑았지만, 수년 전부터 불고 있는 ‘복고 바람’이 그동안 혁신과 재해석을 반복해 온 한복 디자인에도 그대로 녹아들 전망이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단순한 디자인을 원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아름답다.

편리함을 강조하며 점점 ‘퍼져’ 가던 한복치마는 이제 더 이상 ‘에이라인(A Line)’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화려한 색과 과감한 디자인을 강조하던 패턴은 천연 염색과 일상적인 컬러로 복귀한다. 다만, 인체를 감싸는 한복 특유의 곡선은 더더욱 살려 한복 입은 사람을 가장 선한고 아름다운 인상으로 만드는데 그 디자인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한복 디자이너 중 한 명인 박술녀 ‘박술녀 한복’ 대표는 “동정은 목선을 감싸도록 두꺼워졌고, 소매 배레는 활동성 있게 좁아졌다. 또 저고리 길이는 앞 뒷길이 모두 약간 길어졌는데, 매기 쉽도록 고름 길이가 짧고 좁아진 게 특징”이라고 최근 한복 스타일의 변화를 설명했다. 


▶여자, 속옷만 일곱가지=속바지, 속치마에, 치마, 저고리. 여자 한복의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옛날에는 속옷만 일곱 벌을 입었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박술녀 대표는 “속치마를 입을 땐 가슴을 조여서 정리하고, 저고리는 깃이 뒤로 처지지 않게 앞섶을 당겨 입는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설 명절이 있는 겨울에는 양단이나 도톰한 소재로 만들어진 한복을 고르면 좋은데, 보온 차원도 있지만 장소와 목적에 맞게 옷을 입는다는 기본 생각으로 한복 입기에도 계절성을 가미해야 한다는 것. 한복 위에 코트를 입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양새. 털배자나 두루마기를 입는 게 ‘정석’이다.

박 대표는 “한복은 색깔만큼 머리 스타일과 화장도 중요하다” 면서 “목선이 반드시 드러나도록 하고, 화장은 은은하게 하되 귀걸이 등 장신구는 하지 않는다” 고 전했다. 또 키에 맞춰 한복 치마를 선택해, 굽이 높은 구두는 신지 않아야 전체 실루엣이 우아해진다.

또 사람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버선과 속바지 착용의 순서인데 먼저 버선을 신고 속바지를 입는다. 버선은 수눅(꿰맨 솔기)이 서로 마주보도록 중앙으로 기울어지게 신고 속바지는 주머니가 앞으로 오게 입으면 된다. 


▶남자, 아무리 버선이 싫어도 검정양말은 안돼=남자 한복은 바지, 저고리, 조끼, 마고자 순서로 입는다. 여기에 버선까지 신으면 한복을 완벽하게 갖춰 입는 편에 속한다.

박술녀 대표는 “검정색 양말을 신는 남성들이 간혹 있는데, 버선을 신지 못하겠다면 가능하면 흰색의 양말을 신는 것이 좋은 인상을 준다” 고 말했다.

박술녀와 함께 역시 최고의 한복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이나경 ‘아라가야’ 대표는 “남자 한복도 여자와 마찬가지로 속옷을 잘 입어야 한다” 면서 “요즘 사람들은 맨살에 한복 저고리를 그냥 입으려고 하는데, 속옷을 입어야 맵시도 살아나고, 땀 등에서 옷도 보호한다” 고 조언한다.

남자의 경우, 바지, 저고리, 조끼, 마고자를 입고 겉옷으로 두루마기까지 입는 게 원칙이지만 어린이들의 매무새처럼 바지, 저고리, 배자만 입고 겉마무리를 해도 무방하다.

또 이 대표는 “점잖게 입고 싶으면 톤다운된 색상으로, 화사하게 입고 싶으면 분홍과 옥색 등을 배색해서 입으면 예쁘다” 고 덧붙였다.

특히 움직임이 많은 남성들의 경우에는 저고리의 어깨선이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목 뒤에 깃을 붙이고 앞부분 동정니를 잘 맞춰 입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
/ pdm@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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