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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스페이스 광풍’ 방송가에도…최효종ㆍ안영미 일진문화 직격탄
‘노스페이스 광풍’이 방송가에도 불어닥쳤다. 최효종 안영미가 중심이 돼 노스페이스 점퍼로 대표되는 일진문화에 일침을 가하고 풍자하는 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일명 ‘등골 브레이커’다. 이 패딩 점퍼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등골이 휘어질 만큼 고가라는 이유로 생겨난 이 별칭은 중고등학생들의 필수 아이템인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부르는 이름이다. ‘교복 위 교복’으로 불리는 유행 아이템이야 학생들 사이에서도 시대별로 있었다지만 ‘노스페이스’의 사례는 유별나다. 과거와는 달리 이 점퍼를 통해 일진문화가 유난히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노스페이스 점퍼는 현재 학교폭력의 요인으로까지 번지고 있으며 곧 ‘일진들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먼저 감지한 것은 개그맨들이었다.

국회의원 풍자로 강용석 의원 고소 사건의 주인공이 됐던 개그맨 최효종은 8일 KBS2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노스페이스 점퍼를 통해 일진문화를 비꼬았다.

최효정은 이날 방송에서 일진이 되는 법을 소개했다. 최효종이 말한 그 첫 번째는 바로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는 것이었다. “다른 거 다 필요없고 두꺼운 점퍼만 있으면 된다. 점퍼가 두껍고 클수록 학교 내 영향력도 커지기 마련이다”고 운을 뗀 최효종은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여지는 상황에서의 해결책도 제시했다. “(사실) 비싼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가장 조용하고 친구가 없는 애를 찾아서 ‘벗어’라고 한 마디만 하면 된다”고 비아냥거린 것.

실제로 지난달 19일 부산 A중학교 3학년인 박모(15)군 등 5명은 부산 진구 부전동 모 치과 앞을 지나가던 중학생 김모(13)군을 인근 골목으로 끌고가 빈병으로 위협, 주먹과 발로 사정없이 때렸다. 김군이 입고 있던 시가 33만원 상당의 노스페이스 점퍼를 빼았기 위해서였다. 그 뒤에도 박군과 가해학생들은 길을 가던 중학생 4명에게서 시가 121만원 상당의 점퍼 4개를 빼앗아 입는 사건이 발생했을 정도다. 


유행이야 모든 학생들을 불문한다지만 최효종 역시 실제 사례처럼 ‘노스페이스’가 학교 안 폭력을 조장하는 일진학생들의 상징임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최효종은 “똑같은 점퍼를 입은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 배가 고플 땐 점퍼를 사준 친구에게 빵을 사오라고 시킨다. 그 친구가 늦었다면 친구를 치면(때리면) 된다”는 현실을 지적하며 “그 무리 중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은 하나 정도 있으니 담배를 사는 것이나 술집에 가는 것은 문제없다”고 그릇된 일진문화를 꼬집었다.

최효종의 결정타는 마지막에 있었다. “이러한 행동들은 학교에서 잘 나가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밖으로 나가게 해주는 행동”이라고 말한 최효종은 “다른 친구들이 졸업하고 대학 갈 때 안양에 있는 큰 집에 가게 된다”고 정리했다.

최효종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의 주범인 일진문화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라면 안영미는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가 그들의 실상을 보여줬다. 풍자였다.

최근 종영한 케이블 채널 tvN ‘코미디빅리그’의 ‘아메리카노’ 코너를 통해 안영미는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고 알록달록 염색한 머리에 곳곳에 피어싱으로 포인트를 준 모습으로 등장해 온갖 유행어를 쏟아냈다.

어눌한 말투는 만화캐릭터 짱구를 연상시키고 어처구니 없는 상황 설정을 통해 외계인같은 개그를 선보인다. 예를 들면 안영미는 마하트마 간디를 이야기하며 “간디, 완전 스키니. 완전 좋아. 간디 작살”이라는가 하면 “간디의 이상형은 ‘모든 남자들의 로망’ 처녀귀신‘”이라고 한다. 산타클로스에 대해서는 “이런 빨갱이 영감탱이”라는 기막힌 코멘트를 하는가 하면 “지금 우리집은 친구가 털고 있다. 오예, 반띵해야지”라며 상식 밖의 개그를 선보였다. 안영미의 이 ’김꽃두레‘ 캐릭터는 덕분에 2011년 최고의 히트상품이 되기도 했다.

보기에 따라 단순 개그라 판단할 수도 있지만 현재 10대들이나 20대 초반의 세대에겐 그것이 거리를 지나다 흔히 만날 수 있는 10대들의 말투와 행동으로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21세의 심 모씨(경기도 의정부 거주, S여대 재학)는 “안영미의 ’김꽃두레‘가 요즘 인기를 끌었는데 학교폭력으로 문제가 되기 이전부터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던 10대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다. 요즘 일진 학생들을 비아냥거린 개그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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