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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3부 전원일기(25)“겨울철 에너지 절약 해법은, 겨울답게 살자?”
동장군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전력사용 피크기(1월 2~3주)를 앞두고 전력대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범국민적인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지만, 전력 예비율은 ‘빨간불’이 켜진 채 위태롭기만 하다.

겨울철 에너지 절약의 해법은 없을까? 사실 어찌 보면 이의 해법은 간단하다. 즉, 겨울답게 살면 된다. 이 말은 날씨가 추우면 많이 껴입고(옷), 두툼하게 덥고(침구) 생활하면 된다는 뜻이다. 겨울인데도 (특히 도시에서는) 집밖은 봄·가을이요, 집안은 아예 여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들 생활한다. 이렇게 에너지를 펑펑 쓰니, 급기야 전력공급 중단에 따른 암흑천지, 혹한과의 전쟁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필자가 아직도 우리나라의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고 꼬집는 이유가 있다. 조금 쑥스럽지만(한편으론 매우 자랑스럽다) 에너지 절약의 한 사례로 ‘동토의 땅’ 강원도 산골에 살고 있는 필자 가족의 겨울나기를 소개해본다.

우리가족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20도 안팎을 기록하는 요즘에도 실내 온도는 영상 8~12도 수준에서 생활하고 있다. 최고치인 영상 12도는 해가 떴을 때의 한낮 기온이고, 해가 진 저녁부터 다음날 해뜨기 전까지는 영상 8~9도에 그친다. 바깥 기온이 영하 20도 안팎으로 뚝 떨어지면 실내 온도 역시 수직강하 하지만, 난방보일러를 외출기능(영상 8도)에 맞춰놓기 때문에 최소 8도는 유지된다.

“왜 이렇게 사느냐”고 물으면, “난방비용도 절감되고, 건강에도 좋기 때문이다”고 답한다(가끔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묻는 분들이 있다). 1월 한 달 내내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20도를 밑돈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에도 우리 집의 실내등유 사용량은 총 3드럼(1드럼 200ℓ, 당시 1드럼 가격은 20만4000~23만4000원)에 불과했다. 연간 총 60만~70만 원 정도이니 한 달 5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보통 시골 농가에서 1년 간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실내 온도 영상 8도에서 과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영상 20도 이상에서 생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입는 옷과 덮고 자는 침구는 다르다.

먼저 우리 가족은 겨울 내복은 물론 그 위에 보온 덧옷과 군인들의 동계용 ‘깔깔이’를 입는다. 조금 둔해 보이지만 적응되면 그리 불편하지 않다.

또 잠을 잘 때는 침대나 매트리스 위에 침낭을 깔고 그 위에 다시 두터운 겨울이불을 덮는다. 이 때 깨끗한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창문을 아주 조금 열어두고 잔다. 그래도 실내와 바깥의 기온 차가 크기 때문에 차고 깨끗한 공기가 한껏 유입된다.

이렇게 하면 실내 온도 영상 8도에서도 따뜻하게 잠을 잘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와 몸이 아주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 해보면 안다.

처음에는 옷을 많이 껴입고, 침낭 속에서 잠을 자는 것이 좀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내 적응된다. 얇게 입어 추위에 떠는 것 보다 훨씬 자연스럽다. 이게 겨울다운 복장, 겨울다운 수면이다.

이 같은 수면요법을 저온수면법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낮은 온도를 유지한 채 잠을 자는 건강법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몸의 자연치료제인 공기(산소)를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해서다. 사람의 몸은 밤에 휴식과 회복이 되는데, 몸에 산소 공급이 잘되면 백혈구 활동이 왕성해지고 면역력이 강화된다.

저온수면법에서 실내온도를 낮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찬 공기가 폐를 활짝 열리게 해 보다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가 체내에 들어가는 기관인 폐의 폐포는 피부의 모공과는 반대로 찬 공기일 때 열리고 더운 공기일 때는 닫힌다. 따라서 따뜻한 실내는 폐포의 기능을 약화시켜 되레 만성 소화불량, 고혈압 등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

물론 각 가정에서 저온수면법을 곧바로 생활화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먼저 정부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내복 입기부터 실천해보자. 실내온도를 낮추기 위한 내복 입기는 저온수면법의 준비단계에 해당된다. 과잉 난방이 일상화된 우리나라에서 겨울철 내복 입기의 경제적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겨울철에 내복을 입으면 체온이 3도가량 상승하는데, 전 국민이 내복을 입고 실내 난방온도를 3도만 내려 18~20도를 유지하면 연간 에너지 비용이 최대 1조8000억 원가량 절감된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겨울철 내복 입기가 습관화되면 조금씩 저온수면법에도 도전해보라. 에너지 절약과 건강 증진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보탬이 된다면 ‘일석삼조’가 아닌가.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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