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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기의 마흔, F세대> ⑩마당을 나온 젊은 재벌, 전문성 체험 중시, 어울림-나눔 선대와 차별화
미래 대한민국 주요 기업을 이끌어 갈 3ㆍ4세 경영인 대부분은 1966~1974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F세대들이다. 1968년생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비롯해 정용진(1968년) 신세계 부회장, 조현준(1968년) 효성 사장, 정의선(1970년)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지선(1972년)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이 모두 이 시기에 태어났다.

몸으로 떼우기, 밀어부치기, 상명하복의 위계구조로 근대화를 이끈 아버지 세대와 달리, 이들은 전문 경영지식을 토대로 전략을 구사하고, 트렌드의 중심에 직접 뛰어들어 체험하기를 즐긴다. 선대의 측근 참모 경영진과 경쟁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글로벌 마인드는 그들의 학력에서 잘 나타난다. 국내파인 이부진 호텔신라ㆍ삼성에버랜드 사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구촌 친구들을 폭넓게 사귄 유학파들이다.

 

이재용 사장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게이오대 경영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수료)를 거치며 한국과 일본, 미국을 두루 경험했다. 조현준 사장은 고등학교(세인트폴스고)부터 미국에서 시작해 대학교(예일대 정치학과)까지 다녔고 이후 일본 게이오대에서 법학대학원 석사코스를 밟았다.

정의선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마친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고, 정용진 부회장은 경복고 졸업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사),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미국 뉴욕대 MBA),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미국 콜럼비아대 응용통계학 석사), 이우현 OCI 부사장(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등도 모두 해외파다.

국내 대기업 한 임원은 “대기업 3ㆍ4세들은 외국어와 해외 문화를 어려서부터 익힌 덕에 누구를 만나도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데, 글로벌 시대 엄청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F세대 후계 경영인들은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도 갖췄다. 여느 F세대 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에도 일가견이 있다. 아울러 선대와는 달리 어울림, 나눔 문화에도 익숙해 있다.
  
 

이재용 사장은 출근 전 피트니스센터에 들러 체력을 관리하고 골프는 싱글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의선 부회장도 수영을 즐기고 골프는 80타대를 유지할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 그의 지인들은 골프 매너가 좋고 드라이버 거리가 상당하다고 정 부회장을 평가한다.

이 사장은 5~6년전 서울 은평구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병원의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다가 어린이들의 감사편지가 주보에 실리면서 선행이 알려졌고, 정 부회장은 20~30대 부하직원과 함께 주말 강원도 고랭지 등 오지로 농촌일손돕기를 벌이다 이웃동네에 입소문이 나면서 나눔의 행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생활을 오래 한 조현준 사장은 미식축구와 야구 등에 능한 만능 스포츠맨으로 통하고,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도 골프를 취미로 내세울 만큼 실력이 좋다.

정용진 부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일반인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이우현 부사장 역시 트위터를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선대 오너들은 전경련 회장단 회의때 등을 제외하고는 만나려고도 만나기도 어려웠지만, F세대 후계 경영인들은 서로 호형호제하는 친목 모임을 활발하게 갖고 있다. 한편으론 2040 부하직원들이 격의없이 막걸리, 대포 한잔으로 어울리기도 한다. F세대 3,4세들의 이같은 정서는 창의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경영 경제계를 바꾸고, 나아가 금권정치의 종식 등 정치계의 변화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헤럴드경제가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1012개 기업 대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후계 경영인들이 창업주나 2세에 비해 더 나은 자질을 갖췄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38.6%)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17.6%)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다만, 기업가정신 부족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용어설명 F세대= 베이비붐세대 보다 50여만명 많은 최다 인구층(Formidable members)이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잊혀진(Forgotten)세대’, 1966~1974년생 750만명을 지칭한다. 힘겨운 청년~중년기를 보내면서 ▷분노(Fire)의 내재 ▷신구세대의 가교(Fusion) ▷소셜미디어 장악(Facebook) 등 특징을 갖고 있는 우리 사회 신주류. ‘1987년체제’에 대응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전반의 변동을 몰고올 공정,상생의 ‘2013년 체제’ 주역으로 꼽힌다. <비교> ▷F세대 1966~74년생 748만 4206명 인구점유율 15.6% ▷베이비붐세대 1955~63년생 694만 9972명 인구점유율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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