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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널리스트는 노동집약 업종이죠"
이 사람 - 헤경 베스트 애널 3연패 삼성증권 장효선 팀장
투자자·회사내 소통등 모든 게 발품

냉철한 분석·중용의 덕 함께 갖춰야

# 금융상품 랩어카운트의 질주가 증권주에 날개를 달아 준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증권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도 덩달아 바빠졌다. 수첩은 투자자들과의 미팅으로 빼곡하다. 운이 없었던 것일까. 그는 꼭두새벽 샤워를 하다 허리를 다쳐 119에 몸을 맡긴다. 그런데 병원에서 마취 주사를 한 대 맞고는 말끔하게 차려 입은 모습으로 병원을 빠져나와 급하게 미팅장소로 걸음을 옮긴다.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봄직한 모습이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현실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장효선 금융팀장이 들려준 이야기다. 결혼식 당일에도 투자자들이 찾아와 아내의 따가운 눈초리를 뒤로 하고 호텔방에서 일을 해야 했다.

그가 지난 3년 동안 헤럴드경제 리서치평가에서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금융부문(보험ㆍ증권)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영예를 차지한 것이 십분 이해가 간다. 그는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한 세계 톱 10 애널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국내외 동시 공인인 셈이다.



“TV 속 애널리스트는 넓은 사무실에서 혼자 자료를 뒤적이며 고민하거나, 고급스러운 바(bar)에 앉아 고독을 씹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밖으로 돌아다니면서 하는 일이 많고, 바에 앉아있을 만한 여유는 갖기 힘듭니다.”

그는 애널리스트의 삶을 한마디로 ‘노동집약적’이라고 표현한다. 기업과의 관계, 투자자와의 관계, 회사 내에서의 소통 등 모든 것이 발품을 팔지 않으면 안된다. 바쁠 때는 일주일에 40~50여개의 미팅을 갖는다. 지난 2010년 초 삼성생명 상장 당시에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를 돌며 3개월 동안 300여개가 넘는 미팅을 소화하기도 했다.

그의 첫인상은 꽤 여성스럽다. 하지만 얘기를 나누다 보면 ‘차도남’이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다. 조급해 하지도 않는다. 겉으로는 여유로워 보이지만 속은 늘 치열하다. 외유내강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애널리스트의 덕목으로 ‘분석’과 ‘중용’(中庸)을 먼저 떠올렸다. 수십 수백여개에 달하는 요리 재료로 제대로 된 음식맛을 내기 위해선 산업뿐 아니라 매크로(거시) 환경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담당 분야인 금융은 매크로와 거의 ‘한 몸’이다.

‘분석’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재료를 분석하는 데도, 기업과의 관계에도, 그리고 투자자와 회사 내에서의 관계 등 분석 외적인 일에서도 불편부당이 필요하다.

“애널리스트의 본질은 뉴스를 30분 혹은 1시간 빨리 전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이 뉴스가 1년 뒤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리고 뉴스가 나오기 이전에 미리 예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 뉴스 전달이 아니라 대상과 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심오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한석희 기자> /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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