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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극장가 ‘마이웨이’ 쇼크
제작비 사상최고 300억 투입

장동건 등 호화 캐스팅 불구

개봉 2주만에 3위 추락 수모


작년 이어 덩치 큰 작품 부진

한국영화 기획력 부재 드러내


한국영화계가 연초부터 ‘비상’이다.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 작품으로 관심을 모았던 ‘마이 웨이’〈사진〉의 흥행 부진 때문이다. 일종의 ‘쇼크’ 상태다.

‘마이 웨이’는 지난해 12월 21일 개봉해 2주 만에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3위로 추락했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 개봉 3주째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새해 첫날까지 관객 538만명을 넘어선 반면, ‘마이 웨이’는 2위인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에도 밀렸다. 지난 1일까지 누적 관객은 173만여명이다. 개봉을 앞둔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의 흥행 성적을 기대하더라도 국내에서 최소 800만~900만명을 동원해야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걸음은 더디고, 갈 길은 너무 멀다. 



지난 연말 한국영화계 종사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진 송년회 자리에서 나온 업계 최대 이슈 역시 ‘마이 웨이’였다. ‘쉬리’에서 ‘은행나무침대’를 거쳐 1000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까지 대작 흥행불패 신화를 이어온 강제규 감독의 작품인 데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배우 장동건과 일본의 톱스타 배우 오다기리 조가 주연을 맡고 한국영화 사상 최고 수준의 제작비인 300억원이 투입된 작품이라 그럴 법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최대 영화사인 CJ E&M이 SK플래닛과 공동으로 배급한 영화이니 면면이 한국영화 최고의 인력과 자본, 기술력으로 이뤄낸 기대작이었다. 개봉 첫 주 ‘미션 임파서블’에 밀려 2위로 데뷔했지만 한국영화 관계자들은 “무조건 잘 돼야 한다, 2주차에서는 상황이 바뀔 것”이라며 입을 모아 응원했다. 하지만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 주말 ‘마이 웨이’를 찾은 관객은 ‘미션 임파서블’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국영화는 이로써 지난해 초 ‘황해’와 ‘라스트 갓파더’의 흥행 실패, ‘7광구’ ‘퀵’ ‘고지전’ 등 여름 블록버스터의 부진에 이어 다시 한번 충격에 빠지게 됐다. 톱스타와 규모, 시각효과, 스펙터클에 초점을 맞춘 대작 위주 기획력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올해 역시 대작이 이어질 예정이지만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기대만큼 이익을 얻지 못한 투자사(자)들이 몸을 사리게 될까 업계 전반에 걱정이 크다. 한 영화 관계자는 “지난 한 해 덩치 큰 기대작들이 부진하고, 뜻밖의 흥행작들이 줄을 이었다는 것은 대중의 감성과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한 한국영화계의 판단 착오와 기획력 부재를 드러낸다”며 “시대 반영과 스토리텔링의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형석 기자> /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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