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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지펀드 매니저 열전 '나는 고수다'>“천천히 가더라도 내실이 우선”
⑤ 김현태 우리자산운용 이사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변동성 제어가 기본 전략

국공채보다 CB·BW 확대

기업 모멘텀 이용 거래 초점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변동성을 제어하는 것이 기본 전략입니다.”

우리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운용을 맡고 있는 김현태 이사는 침착하고 냉철한 스타일이다.

첫 마디부터 “변동성을 제어하겠다”는 그의 일성을 봐도 그렇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변동성을 제어한다는 말은 여느 사모펀드에도 적용되는 제1원칙이다. 하지만 변동성 제어만큼 어려운 작업도 없다.

“대부분의 헤지펀드가 롱에 치우친 전략을 씁니다. 롱(longㆍ매수)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은 무한한 데 반해 숏(Shortㆍ차입공매도)의 기대수익은 100%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롱 위주의 전략은 하락장에선 오히려 손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봐도 롱숏 전략 위주의 많은 사모펀드의 성적표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롱 위주의 전략은 주가가 횡보하거나 약간의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적당한 전략입니다.”



김 이사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애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이사는 우선 투자 포트폴리오를 채권, 상황활용(event driven) 등으로 다양화할 생각이다. 가령 유무상 증자 종목의 경우 미리 주식을 대차해 놓았다가 실권주가 생긴 주식을 청약해 두 가격의 차익만큼의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채권도 국공채보다는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으로 대상을 넓힐 생각이다.

이 때문에 김 이사의 투자전략은 펀더멘털에 기초한 롱숏이라고 단정짓기보다는 기업의 실적, 수주, 환율 등 매크로 환경 등의 모멘텀을 이용한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헤지펀드의 실제 투자기간은 11개월 남짓합니다. 하지만 펀더멘털이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게 마련입니다. 1년 안에 절대적인 수익을 내야 하는 헤지펀드의 본질상 펀더멘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상황활용 같은 전략을 보수적이고 보완적인 틀 안에서 펼쳐 수익을 배가하는 쪽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전략보따리에 담겨 있는 비장의 무기는 매크로(거시) 측면에 있다. 롱숏의 대상을 시장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증시를 롱으로, 일본 증시를 숏으로 하는 식이다. 그가 해외지수 ETF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가 매크로를 비장의 무기로 꺼내든 데는 국내 주식시장의 한계도 한몫한다. 롱숏의 재료가 되는 종목군은 기껏해야 코스피200 종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유동성, 대차 가능성 등을 따지면 이보다 더 작을 수 있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취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목표를 높게 설정한 것도 아니다. 그의 목표 수익률은 연간 8% 수준이다. 기관투자자가 자금을 외부에 위탁운용을 맡길 수 있는 수익률 정도다. 초기에는 안정적인 운영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빠르게 성장한 헤지펀드가 결국에는 많은 후유증을 겪는 것을 봐왔습니다. 오래도록 시장에 남는 헤지펀드가 되기 위해선 초기 안정적이면서도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펀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내실있게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1차 목표입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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