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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웅할거 토크쇼들의 살아남기 전략
토크쇼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서바이벌하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월요일 토크쇼만 해도 ‘놀러와’가 강세를 보였으나 ‘힐링캠프’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오랜 기간 선두를 유지했던 ‘놀러와’가 이제는 노후한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이하늘과 길의 골방체제에서 ‘반지하의 제왕’이라는 콘셉트로 우승민과 양배추를 보조MC로 투입하고, ‘해결의 책’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등 변화를 꾀했으나 큰 효과는 없다. 아직은 ‘편안하고 친근한 MC’ 유재석과 ‘나이든 바비인형’ 김원희의 착한 진행에 크게 기대고 있다.

하지만 ‘힐링캠프’는 조용하고 밋밋한 토크쇼라는 태생적 한계를 게스트에 맞는 ‘고민 치유 토크’에 초점을 맞추며 극복하고 있다. 게스트에 따라 장소와 분위기가 달라지고 게스트에 맞는 상황이 주어져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진솔한 고백이 나오게 된다. MT를 한 번도 가지 못했던 오연수는 제주로 MT를 떠나는 여정이 마련됐다. 박칼린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부산으로 MC들과 KTX를 타고 여행을 떠나며 토크를 펼쳤다. 최지우는 자신을 ‘지우히메’라는 공주 이미지로 가두게 한 ‘겨울연가’ 촬영지인 용평스키장에서 토크가 진행됐다. 

‘안녕하세요’는 일반인의 고민으로 토크를 끌고 간다. 처음에는 일반인의 고민이 시청자에게 큰 관심을 유발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몸종 남편’이나 ‘두 얼굴의 아내들’ ‘여자친구와의 데이트에 끼어드는엄마’ 등의 사례처럼 과거와 달라진 현실과 특이한 모습들이 뉴스처럼 드러나고,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치유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연말특집에는 연예인 게스트가 고민을 털어놔 에피소드 못지않게 캐릭터로도 재미를 주었다.

목요일 토크쇼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주병진 토크 콘서트’ ‘스타부부쇼 자기야’가 기존 강자 ‘해피투게더3’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스타부부쇼 자기야’는 이야기 소재와 관계망이 다양한 데다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어 시청률이 안정적이다.

주병진 토크쇼는 게스트에게 토크를 이끌어내는 스타일이 딱딱한 느낌을 주지만 어수선한 것보다 오히려 더 편안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빠른 스피드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은 아날로그형 진행에 선뜻 빠져들지 못하고 있다. 아직 주병진은 후배들에게 골탕도 먹는 형이라는 이미지가 입혀지기에는 거리가 있다. 단정한 주병진이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친근함과 편안함을 좀 더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해피투게더3’도 오래 되다 보니 ‘놀러와’처럼 노후한 느낌이 나기는 한다. 그러나 4명의 기존 MC 외에 김준호 등 개그맨들로 G4를 구성해 ‘빠르게 치고 나가는’ 스타일로 바꾸었다. 수다스럽고 어수선한 분위기도 났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의도된 장치다. 오히려 어수선한 분위기는 갈수록 적응돼가고 활력으로 살아나면서 시청률이 크게 상승했다. 느린 진행보다 빠른 진행을 원하는 시청자들이 더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수시로 끼어들어 상대의 말을 잘라먹는 집단 MC 체제의 토크에 대해서는 염증을 느낀다. 하지만 이는 토크의 예의 문제다. 호흡이 길고 장황한 이야기보다는 짧게 툭툭 치는 스타카토형 토크를 잘 살리면 촌철살인과 엑기스 토크들을 대거 살릴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투리, 비주류 분위기가 났던 ‘라디오스타’가 이제는 완전히 ‘메인’으로 자리잡았다. ‘라디오스타’가 20분에서 1시간으로 확대개편해도 시청률이 올라가는 것은 계속 속도감 있는 토크를 전개할 수 있는 김구라 윤종신 등 MC들의 내공 때문이다. ‘라디오스타’에는 토크의 낭비적인 요소가 별로 없다.

화요일 밤에는 ‘강심장’과 ‘승승장구’가 차별화된 토크를 선보이고 있고 SBS에서는 고현정 토크쇼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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