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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추는 테마주…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상반기 증시주도‘차·화·정’브레이크 걸리자 정치인 관련주 등 실적근거 없이 급등락…내년 선거몰려 더욱 기승 부릴듯
안철수硏 ‘안풍’ 수혜 막연한 기대로

1만9000원대서 14만원까지 치솟아


박원순 테마 편승 웅진홀딩스

급등락 반복 끝 연초대비 반토막


YG엔터, 코스닥에 화려한 데뷔

수익모델 등 향후 비전은 미지수


고령화 시대 바이오주도 ‘들썩’

메디포스트 주가수익비율 560배


평창올림픽 등 끝없는 테마 생산

투자자들 ‘묻지마 투자’ 주의를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의 여파로 올 하반기 한국 증시는 혼란이 거듭됐다. 상반기 증시를 주도한 차ㆍ화ㆍ정(자동차, 화학, 정유)이 몰락하면서 뚜렷한 주도 업종이 나타나지 않은 틈을 타 정치인 관련주 등 각종 테마주들이 판을 치기 시작했다. 박근혜 테마주, 안철수 테마주 등 60여개가 넘은 정치인 관련주들은 실적과 이유를 불문하고 급등세를 보였다.

의류업체인 ‘대현’의 경우 이 회사 대표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찍었다는 허위사진이 유포된 이후 350% 가량 급등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급기야 금감원이 테마주 단속에 나섰지만 일부 테마주들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더욱 우려되고 있다.

▶정치테마주 기승=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아가방컴퍼니는 거래대금 3852억원을 기록,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대금 1위에 올랐다. 보령메디앙스도 600억원어치 넘게 거래돼 거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 중인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회사다. 북한발 리스크로 정치 테마주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안그래도 오름세이던 박근혜 테마주는 이날 거래가 급등했다.

이처럼 올해 테마주 가운데 단연 으뜸은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 관련 테마주였다. 기성 정치인의 대안으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관련주인 안철수연구소는 올 들어 1만9300원에서 지난 8일 14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연초 718억원이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분 가치는 무려 6배 이상 불어나 4700억원이 넘는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동생 박지만 회장의 지분 가치도 최근 급등세다. 박 회장이 지분 28.67%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는 EG의 주가는 한나라당이 내홍을 겪으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자마자, 가파르게 오름세를 보이면서 연초 3만8100원에서 16일 7만600원을 찍었다.

반면 안 원장이 지원했던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주는 최근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주가는 연초 대비 오히려 떨어지는 모양새다. 박 시장이 웅진재단 임원으로 활동한 것이 알려지며 주가가 힘을 받았던 웅진홀딩스는 연초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올 1월 10일 1만2000원에 거래되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26일 4825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 시장이 사회이사로 있었던 풀무원홀딩스도 영 힘을 못쓰고 있다.

▶엔터주 폭풍=프랑스 파리에 K-팝(Pop) 바람을 불게한 엔터주에 대한 관심도 못지않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월 23일 무려 560대 1의 뜨거운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시초가가 공모가(3만4000원)의 배인 6만8000원을 기록하면서 화려하게 코스닥시장에 데뷔했다.

웃는 곳은 YG 만이 아니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전 세계를 홀린 K-팝(Pop)의 중심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YG가 상장한 지난달 23일 주가가 6만2000원의 고점을 찍으면서 1년 전 1만원대에서 4배 이상 올랐다.

하지만 엔터주가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가치주로 이름을 올릴 것인가에 대해선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가 많다. 엔터주로의 쏠림 현상이 막연한 기대에 기인한 것임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과거와 달리 회계가 분명하고 실제 실적개선이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지만, 현재의 수익모델이 향후 비전이 담보될 수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406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기록했다. YG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6%, 20% 증가한 447억원과 96억원이었다. 엔터주가 진정한 대박주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들이 매출실적을 얼마나 오래 더 높이 끌고 가느냐에 달렸다.

▶바이오주 열풍=고령화 시대 도래와 소득 수준 증가 등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 들어 바이오주들도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았다. 셀트리온, 메디포스트, 씨젠, 젬백스, 차바이오앤, 마크로젠 등 주요 바이오주의 주가는 연초대비 평균 100% 이상 올랐다.

특히 메디포스트의 경우 올 초 주가가 4만4500원에서 지난 26일 기준 18만3000원으로 4배 가량 뛰었다. 메디포스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560배에 달하고 있다.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는 이익 증가보다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고평가된 측면이 있지만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줄기세포 분야에 1000억원 가량 투자할 것이라는 정부 방침과 삼성그룹의 바이오 분야 투자 확대 소식 등으로 바이오주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주라고 해서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나연 한화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 투자와 관련 “매출액 및 수익성 개선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성과, 보유현금 정도 등을 중요한 판단 조건으로 봐야한다. R&D 결과를 도출하려면 투자 비용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2년 연구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구조적 리스크가 낮은 회사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끊임없는 테마생산=한편 정치, 엔터, 바이오 테마 외에도 올 한 해 갖가지 종류의 테마주들이 증시를 휩쓸었다. 지난 7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됐을 당시 전후에는 강원랜드 등 평창올림픽 테마주들의 몸값이 치솟았다. 평창에 대관령목장 부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삼양식품, 강원도 일대에 시멘트 공장을 보유한 쌍용양회 등이 실적과 상관없이 평창수혜주로 꼽혔다.

지난 10월 남~북~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프로젝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강관업체인 동양철관, 하이스틸 등 가스관주들이 동반 급등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희토류 비축량을 늘리고 수출을 강화하면서 희토류값이 오르자 혜인, 3노드디지탈 등이 희토류 테마주로 묶이기도 했다. 혜인은 희귀광물개발회사인 KMC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3노드디지탈은 중국 허난성에 마그네슘 광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에너지 효율화 관련 LED조명주, 스마트폰 인기에 따른 AMOLED주도 인기를 끌었다. 연말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방위산업 관련 종목들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신수정ㆍ성연진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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