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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률 콘서트, 이런 게 명품공연이다.
김동률 공연은 대중음악 공연으로서는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버클리 대학 시절 만난 음악인들이 참가하고 있는 자신의 밴드와 풀 편성 오케스트라, 브라스 밴드, 코리스 등 60여 아티스트들과 함께 자신의 노래를 선보이는 김동률의 완벽주의는 괜객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한다. 덕분에 나는 연말 많은 감성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다.

지난 24일 부터 26일까지 3일간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kimdongrYULE’ 콘서트는 한파속에서도 1만여 관객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26개월만에 열리는 김동률 공연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면서 티켓 파워를 입증시켰다.

불황이라는 가요계 음반시장 환경에 결코 지배받지 않는 뮤지션 김동률은 20여 곡의 레파토리로 관객의 숨을 죽이게 했다. 60여 아티스트들과 무대를 채운 김동률은 환상의 하모니를 연출해냈다.

‘크리스마스잖아요’ ‘크리스마스 선물’ ‘잇츠 더모스트 원더풀 타임’(It’s the most wonderful time)으로 관객과 조우한 김동률은 ‘걱정’ ‘한여름밤의 꿈’ ‘아이처럼’ ‘사랑한다는 말’ 등을 편곡해 관객의 감성을 더욱 자극시켰다. 숨죽인 관객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환호성으로 갈채를 보냈다.

박새별에 이어 존박을 연이어 게스트로 부른 김동률은 이번 ‘kimdongrYULE’ 앨범에서 듀엣곡을 함께 한 박새별과 ‘기적’과 ‘새로운 시작’을 함께 불렀다. 이어 존박이 무대에 올라 김동률과 ‘키싱 어 풀’(Kissing a fool)과 전람회 시절 김동률과 신해철이 불렀던 ‘세상의 문 앞에서’를 열창했다.

이 노래는 김동률이 갓 스무살때 당시 프로듀서였던 신해철과 함께 듀엣으로 부른 곡이다. 김동률은 원곡 중 자신의 파트를 존박에게 맡기고 자신은 신해철이 불렀던 파트를 부르며 “나중에 존박씨가 이 노래를 후배와 함께 불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끈끈한 선후배 간의 우정을 선보인 김동률과 존박은 노래가 마치고 따뜻한 포웅을 나눠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김동률은 “존박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인기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마음 속에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열정이 있다”고 칭찬하면서 “처음 시작할 때 열심히 하는 존박의 모습을 보면서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고 떠올리게 된다. 존박은 후배지만 내게 거울이 되주는 친구다. 존박의 열정이 부럽다”고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존박은 “김동률 선배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앨범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인데 한달 후에는 데뷔 앨범이 나온다”고 밝혔다.

김동률의 대표곡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취중진담’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할만큼 감성을 자극하는 무대였다.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며 ‘그림자’ ‘꿈속에서’ 등의 곡을 편곡해 부르는 김동률의 모습은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공연의 분위기는 이번 앨범 타이틀곡인 ‘리플레이’(Replay)를 부를 때 절정을 이뤘다. 김동률은 이 곡을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많은 것을 쏟아내야 하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실제 그는 이 노래를 부르며 모든 열정을 담아냈고 노래 중간 울먹이는 모습을 보여 팬들을 더욱 노래에 몰입하게 했다.

긴 앵콜 연호가 쏟아진 후 다시 무대의 막을 연 김동률은 ‘겨울잠’ ‘기억의 습작’ ‘굿바이’를 열창했다 김동률은 “암표가 거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런 티켓을 안사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면서 ”대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앞으로 공연을 자주 해서 많은 팬들과 만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공연의 막은 내렸지만 1만여 관객의 가슴에는 막이 내리지 않았다. 격랑과 고요를 오가는 150분의 축제는 소리와 빛의 향연 그 자체였다. 공연이 끝나고도 관객들은 진한 여운탓인지 자리를 한참동안 떠나지 못했다.

‘관객의 기대’를 ‘무대의 구현’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동률은 지난 18년간 음악적 성장의 궤적을 따라 실험적 음악성과 감수성을 유감없이 선보이면서 우리 가요계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사진/자료제공-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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