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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백배 인물 ‘하하하’…깨알같은 해학 ‘호호호’
한해 스트레스 확! 연극 2選
한 해가 저물고 있는 시점. 숨돌릴 여유도 없이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가는구나” 싶어 왠지 모를 울적함에 소주잔을 기울이고 나면 남는 것은 다음날 아침 속쓰림뿐이다. 이럴 땐 그저 ‘하하하’ 배꼽 빠지게 웃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 우리 삶의 거울을 ‘웃음’과 ‘해학’으로 풀어내 한 해 동안 묵은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충분한 두 작품이 있다.

▶막돼먹은 영애씨= ‘영애씨는 모든 직장인의 자화상’. 
영애씨. 5년차 광고기획사 회사원. 직장생활에서 한 번쯤 만날 법한 ‘밉상ㆍ진상’ 캐릭터의 동료들과 함께 생활하는 그녀의 하루하루를 보고 있자니 마치 ‘내 이야기’ 같아 관객들은 ‘영애씨’에게 ‘격한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직장인의 삶’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공감’을 이끌어내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게다가 영애씨는 그냥 영애씨가 아니라 ‘막돼먹은 영애씨’가 아니던가. 결정적 순간에 할 말은 하고 막무가내로 사표까지 던지는 그녀에게서 관객들은 묘한 쾌감을 느낀다. 영애씨의 푸념 섞인 대사에 우리시대의 자화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하지만 뚝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그녀에게서 관객들은 지친 마음을 위로 받는다. 케이블TV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이재준(연출), 김효진(공동 극작) 등 젊은 창작자들의 감각적인 무대 연출 및 원작 주인공들의 색다른 연기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2012년 1월 15일까지.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  1577-3363


▶대학살의 신= ‘알고 보면 말야, 사람은 다 같아’. 
연극은 ‘잘난 척, 있는 척, 아는 척’ 하기 바쁜 두 부부가 아이들의 싸움을 계기로 만나 우아한 방식의 합의(?)을 지향하다가 결국 본색을 드러내고야 마는 과정을 코믹하게 담았다. 우리네 삶의 이면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풀어낸 블랙 코미디다. ‘지적인 대화’를 주고받던 두 부부는 가해자 아들의 엄마가 갑자기 속이 좋지 않다며 토사물을 잔뜩 내뿜으면서 반전의 계기를 맞는다. ‘전화 노예’ 변호사 남편의 휴대전화를 화병 속 물에 던져버리는 등 가해자 엄마역을 맡은 서주희의 ‘이판사판’ 술 주정 연기는 너무 리얼해 배꼽을 잡게 만든다. ‘세계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강조하던 피해자 엄마역의 이연규도 결국 이성을 상실하고 두 부부는 육탄전을 벌인다. 이처럼 ‘우아한 포장지’로 꾹꾹 눌러 홍어 삭히듯 삭혀놓은 이들의 ‘속내’가 무대 위에 고스란히 펼쳐지는 동안 관객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빠져든다. 극 중 박지일이 “나는 대학살의 신을 믿는다”고 말한 것처럼 어떤 포장지로 감싼다 해도 결국 드러나게 되는 본성의 신(대학살의 신)이 누구에게나 있음을 연극은 보여준다. 2012년 2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1544-1555

황유진 기자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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