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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난 北, 美와 中사이 ‘곡예외교’
현대경제연구원 분석

“中과 광물자원 교류 계속

美엔 핵개발 중단 빌미

식량원조·의약품 거래 등

교역량 늘려가게 될것”

중국이 북한 광물자원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석탄부터 아연, 석회는 물론 희토류까지 말 그대로 광물 싹쓸이가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8년 천안함 사태 이후 정체기에 들어간 남북교역 대신, 달러에 갈증을 느낀 북한 당국이 중국에 경제의존도를 높여가고 종속도 점차 심해지고 있음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2일 오후 서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북중경협 확대 심화와 남북경협 추진방향’ 주제의 정책토론회 발제문에서 “북ㆍ중 교역액이 13년 만에 10배 넘게 증가하면서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98년 북ㆍ중 교역은 4억100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10월까지만 해도 46억7000만달러, 연말까지는 50억달러에 육박해 1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지하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해 북ㆍ중 교역에서 광업 관련 제품의 비중은 50%를 기록했다. 이들 대부분은 석탄과 철광석이고 일부는 희토류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천연자원 부국이지만 개발 인프라가 부족해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키지 못해왔다. 실제로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석탄의 경우 북한 매장량만 2662조원 규모에 달한다. 남한(156조원)에 비해 18배에 달하는 매장량이고 금은 47배, 은 3배, 동 56배, 아연은 37배나 더 매장돼 있다.

문제는 북한이 이들 자원을 통째로 중국에 팔아넘겨 경제난을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에는 북한 내 최대 구리 광산인 혜산청년광산이 준공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중국이 51%를 투자해 실질적 운영권을 가진 사업장이다.

하지만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미국의 조바심을 이용한 새로운 경제 전략을 짜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 수석연구원은 “북한은 광물자원 교류는 중국과의 거래를 계속 넓혀나가고, 미국에는 핵개발 중단을 빌미로 식량원조나 의약품ㆍ공산품 등을 거래하는 쪽으로 교역량을 점차 늘려가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중국과 미국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외줄타기 외교를 구사, 피폐한 국내 경제를 살리는 전략이 유일한 3대 세습 돌파구라는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고위관료는 “남한이 북한 경제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가 향후 국제사회에서 한국 경제의 대북 리스크와 밀접한 연관성을 띨 것”이라며 “민간이든 정부 차원이든 중국과 미국을 넘어서는 남북경협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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