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기소된 정봉주(51) 민주당 전 의원의 상고가 기각돼 징역 1년의 원심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재판장 전수안 대법관)는 22일 2007년 대선 기간에 민주당에서 ‘이명박 주가 조작 의혹사건 진실규명 대책단’의 공동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정 전 의원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정 전 의원은 3년 만에 이뤄진 이번 상고심에서 유죄가 확정됨에 따라 내년 19대 총선으로 원내 정치에 복귀하겠다던 계획이 무산됐다. 공직선거법의 피선거권 관련 규정상 형 집행 종료 후 10년간 공직선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정치풍자 라디오방송 ‘나는 꼼수다’에서도 사실상 하차했다.
재판부는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사건으로 구속 또는 기소될 만한 자료를 BBK 대표 김경준(수감 중)의 변호사가 확인하고 사임했다고 공표한 점 ▷이 후보가 김경준과 결별한 후에도 주가 조작에 사용된 페이퍼컴퍼니와 개인 거래를 계속해 주가 조작에 가담한 것처럼 발언한 점 ▷검찰이 2007년 12월 수사 결과 발표 때 이 후보에게 불리한 김경준의 자필 메모를 고의적으로 비공개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점 등을 모두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정 전 의원은 앞서 지난 16일 자신의 원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19대 국회의원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2008년 12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원심 재판부는 “정 전 의원이 공표한 내용은 주요 부분이 허위 사실이 인정된다”며 정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대법원 청사 앞에서는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 회원 등 300여명이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정봉주에게 자유를’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다리다 선고 결과가 나오자 일제히 탄식을 터뜨렸다. 일부 지지자는 “어떡해, 안 돼”를 외치며 눈물을 흘렸으며 “대법원은 자폭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선고가 끝나고 나온 정 전 의원은 “여러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살아있는 것을 믿는다”며 큰절을 올렸다. 한 중년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목도리를 정 전 의원의 목에 둘러주기도 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