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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청아, ‘양은비’를 만나 배우로 성장하다
배우 이청아는 12월 2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케이블채널 tvN 월화극 ‘꽃미남 라면가게’를 통해 브라운관에 복귀했고, 양은비를 만나 전에 없던 새로운 성격을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에 대한 즐거움도 발견했다.

마지막 회를 하루 앞두고 만난 이청아는 아쉬움이 그득한 얼굴이다. 스스로도 “이렇게 보내기 싫었던 캐릭터가 없었다”고 할 정도이니. 캐릭터가 가진 매력 외에 은비는 이청아라는 인간을, 그리고 배우를 참 많이 변하게 해준 인물이다. 쾌활함과 용기, 그리고 더 이상 혼자 속으로 끙끙 앓지 않고 밖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러니 이청아에게 양은비는 그저 “내가 맡았던 드라마의 배역 중 하나”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라 할 만한 계기를 마련해준 장본인이기도 한 양은비. 그리고 “현재 이청아와 양은비의 싱크로율은 100%”라고 할 정도로 지금의 그는 ‘은비’ 그 자체였다. 은비라는 맞춤옷을 입고 있는 이청아. 불편함이나 어색함 없이 편안해 보여 누구 하나 ‘얼른 벗어’라는 말을 내뱉기가 힘들다. 


# ‘꽃미남 라면가게’, 모두 갖춘 종합선물세트

지난 10월 31일 첫 방송을 시작한 ‘꽃미남 라면가게’는 미모와 개성으로 무장한 꽃미남들과 여주인공 은비가 라면가게를 운영하게 되며 펼쳐지는 좌충우돌 로맨스를 담아냈다. 만화 같은 이야기에 감동과 눈물, 웃음이 공존했다.

“‘꽃미남 라면가게’는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는 약간 달라요. 우선 굉장히 만화적인 부분이 많죠. 제가 맡은 은비는 조증이 있는 것 같이 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까불어요. 또 때로는 진지하기도 하고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드라마는 ‘꽃미남’들이 대거 등장, 여성시청층을 확실히 공략했다. 특히 저마다의 개성이 극에 활력소를 불어 넣었다.

“차치수의 경우는 멋지고 완벽한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주인공이고 또 매력적인 강혁, 바울 등 주변 인물들 역시 캐릭터 설정이 확실해서 극을 재미있게 만들어줬죠. 기존 드라마보다 조연들의 포진이 잘 돼 있어서 드라마의 전체적인 균형이 잘 잡힌 것 같아요”

이청아 스스로도 “대본을 받을 때 마치 만화의 다음 권을 기다리는 기분”으로 기대했다. 심지어 연기할 대본을 읽으면서도 ‘와우’ ‘꺄악’ ‘어떻게~’ 하고 소리를 내기도 했다.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그렇게 봤기 때문에 시청자분들도 재미있게 봤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에게서는 ‘꽃미남 라면가게’라는 작품에 대한 믿음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에게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드라마라서 아쉬운 점은 조금도 없었다.

“지상파가 아니라 아쉬운 점은 전혀 없었어요. 물론 파급력 면에서 다소 떨어질 수는 있었지만, 케이블 드라마였기 때문에 우리만의 색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공중파였다면 약간은 자중했어야 하는 부분도 더 힘을 실을 수 있었죠. ‘꽃미남 라면가게’는 케이블에서 방영하는 것이 더 잘 맞았던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 ‘박민우와 조윤우’, 지난날을 떠올리게 하는 싱그러운 친구들

첫 방송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꽃미남 라면가게’.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신인 배우 박민우와 조윤우를 향한 관심도 역시 덩달아 높아졌다.

이는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이청아에게도 지난날을 떠올리게 했다.

“확실히 신인 친구들에게는 데뷔작, 첫 연기를 할 때 풍기는 싱그러움이 있어요. 저 역시도 ‘늑대의 유혹’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그래서 풋풋함이 있었을 거예요. (박)민우와 (조)윤우는 저에 비하면 정말 잘 다듬어진 친구들이에요. 이 친구들과 연기를 하면서 제가 조연으로 나왔던 ‘그저 바라보다가’라는 드라마를 떠올리게 됐어요. 황정민 선배님을 보면서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그때가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선배님이 ‘잘한다, 잘한다’ 해주셔서 ‘정말 잘하나?’ 생각하고 마음껏 까불었거든요. 제가 그때 받았던 큰 도움이 생각이 나서 두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갔죠”

선배 배우를 동경하던 그가 이제는 데뷔 8년 차. 신예 배우들에게도 어엿한 ‘선배’가 됐다.

“마지막 촬영을 한지 5일 째예요. 3일 째가 되던 날 카페에 단체 사진이 올라왔는데 보면서 민우와 윤우, 다들 정말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연락해서 모이라고 해볼까?’도 했지만 ‘아직 3일 밖에 안 지났는데, 다들 쉬고 있겠지?’ 싶어서 고사했죠. 정말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 ‘양은비’, 나를 변하게 한 촌스럽지만 매력 적인 여자

양은비는 욱하고 욕하고 싸움도 하고, 울고 싶을 때 울고 웃고 싶을 때 마음껏 웃는 그런 인물이다. “친구도 많은 편이 아니고 집에 혼자 있고, 하고 싶은 말 못하고 속 앓이 하는” 이청아와는 완전 딴판. 하지만 이제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됐다.

“극이 시작될 때 이청아와 양은비는 50, 60% 정도의 싱크로율이었어요. 그 조차 진지한 모습의 은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은비, 선생님 노릇을 하는 은비만 저와 비슷했죠. 까불고 푼수를 떠는 은비는 인간 이청아에게는 없는 성격이에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만나면서 성격이 쾌활하고 밝아진 것 같아요. 지금은 저와 은비가 100%의 싱크로율을 갖고 있죠. 인간 이청아가 없어졌을 정도라니까요(웃음)”

“핑크색 옷을 못 입고, 귀여운 옷이 어색한” 이청아는 은비로의 생활에서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밝고 귀여운’ 모습들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리고 그는 은비에게 “맡은 배역의 감정과 캐릭터가 가진 역사를 뒷받침해주고 매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닮고 싶은 외모’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큰 깨달음도 전수받았다.

# 이청아,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다

이청아는 ‘은비’를 통해 얻은 값진 것들을 고스란히 안고 배우로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확신에 가득 찬 도전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값진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몸소 느꼈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에서 일본인 스러운 연기를 해야 했기에 일본어를 공부했고, 또 이번 ‘꽃미남 라면가게’의 은비를 위해서는 각종 구기 종목을 터득해야 했어요. 이처럼 미션이 생기는 역할이 좋아요. 새롭게 익혀가는 것들 말이죠.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다음번에는 또 다른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어요. 성격 나쁜 여기자? 저에게 있는 시니컬한 부분을 잘 살려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네요”

그는 ‘꽃미남 라면가게’로 연기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을 찾았다.

“이 작품을 하기 전과 후의 마음가짐이 굉장히 달라졌어요. 스물다섯까지는 연기를 한다는 것, 촬영 현장에 있는 것이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없었어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꽃미남 라면가게’ 전까지가 배우로서의 슬럼프일까요? 지금은 정말 신이나요. 친구들과 맛있는 것 먹고 노는 것 보다 촬영 현장이 훨씬 더 기다려지고, 즐거워요. 이런 기분을 처음 느끼는걸 보니 다른 시각에서는 지금까지가 ‘슬럼프’일 수도 있겠네요.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카메라 앞에서 극중 캐릭터로 숨 쉴 수 있는 것, 상황이 좀 어긋나더라도 버티고 기다릴 수 있는 것, 이 모두를 감사하게 만들어준 은비를 만나서 정말 행운이고, 행복했어요”

또 다른 은비를 만나 행복해할 배우 이청아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 hajin@issu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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