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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청아 “크리스마스, 1월 1일도 같이 있고 싶은데...어떡하죠?”
배우 이청아는 양은비를 놓아줄 준비를 마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인간 이청아를 벗어나 “촌스럽지만 매력적인” 양은비라는 맞춤옷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 그 옷이 어찌나 편한지 벗고 싶지도 않을 정도다.

12월 21일 대장정을 마무리 짓는 케이블채널 tvN 월화극 ‘꽃미남 라면가게’. 이청아는 이 드라마를 통해 양은비를 만났고 새로운 성격을 얻었고, 연기에 대한 즐거움을 깨닫기도 했다. 극이 종료되는 시점에 그는 양은비를 보내주어야 마땅하지만 아쉬움 가득한 눈빛으로 “어떡하죠?”라고 묻는다.

마지막 방송 전날, 쫑파티가 있는 날, 그리고 은비로의 생활을 마무리한지 닷새가 되는 날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스튜디오에서 기분 좋은 노란빛깔의 니트만큼이나 화사한 미소를 지닌 이청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이청아는 ‘은비앓이’ 中

이청아는 지난 10월 31일 첫 방송을 시작한 ‘꽃미남 라면가게’ 속 은비를 연기하며 얻은 것이 참 많다. 그래서 떠나보내기 애틋하다.

“보통은 드라마가 끝나면 시원섭섭한데 이번만큼은 ‘시원하다’는 느낌이 없어요. 오히려 끝나지 않았으면 했죠. 이번 드라마에서만큼 활기차고 까불었던 현장이 없었어요. 그래서 마냥 아쉽기만 해요”

그는 극중 좌충우돌이지만 늘 씩씩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여대생 양은비 역을 맡아 차치수 역의 정일우와 최강혁 역의 이기우의 사랑을 받으며 달콤한 로맨스를 그려나갔다.

“극이 시작될 때 이청아와 양은비는 50, 60% 정도의 싱크로율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조차 진지한 모습이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선생님 노릇을 하는 은비만 저와 비슷했죠. 까불고 푼수를 떠는 은비는 인간 이청아에게는 없는 성격이에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성격이 쾌활하고 밝아진 것 같아요. 지금은 이청아와 은비가 100%의 싱크로율이에요. 인간 이청아가 없어졌을 정도라니까요(웃음)”

이청아는 시종 밝은 웃음을 띠며 말을 이어갔지만 특히 ‘은비’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눈까지 반짝이며 한층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은비 덕분에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솔직해졌고 욕도 하고 과격해지기도 했죠. 과거 저는 속으로 끙끙 앓고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그런 아이였거든요”

하지만 라면가게에서 만난 은비는 그를 180도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심지어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같은 큰 부분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청아는 원래 “돌다리를 두들겨보고도 건너지 않는”사람이었다. 그러나 “은비는 대충 돌다리다 싶으면 건너고 보는 아이”라고.

이청아는 말한다. “그래서 은비 덕분에 도전하고 또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어요. ‘돌인가? 에잇 건너보자’ 좋지 않나요?”



“정말 매력적인 여자”

이청아는 양은비를 “화끈하고 섹시해요. 조금 촌스럽긴 하지만요. 정말 매력 있는 여자“”라고 소개한다.

극중 양은비는 고등학교의 체육교생이고 라면가게를 운영한 아버지의 딸이며, 쾌활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다. 그리고 무엇보다 멋진 두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정도면 그의 매력지수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할 터.

그리고 이 같은 양은비의 매력은 고스란히 인간 이청아에게 녹아들었다.

“전보다 훨씬 밝아졌고 털털해졌어요. 많은 분들이 저에게 ‘능글맞아졌다’고 하시더라고요. 능구렁이가 다 됐대요(웃음). 예전에는 소녀 적인 부분이 많고 청순한 이미지였던데 반해 은비를 만나서 밉지 않은 푼수가 됐죠”

“덕분에 예뻐졌어”

노란 빛깔의 니트가 환한 이청아의 미소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잘 어울린다고 칭찬의 말을 건네자 이마저도 양은비의 공으로 돌린다.

“전에는 쑥스러워서 핑크색 옷을 입지 못했어요. 귀여운 옷이 어색하더라고요. 이번 드라마에서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머리에 꽃도 달고, 리본도 묶고 말이에요. 확실히 저의 취향은 아니에요. 하지만 젊은 친구들을 공략한 드라마이다 보니 그들의 취향을 따라가야 했어요. 스타일리스트의 감각을 믿고 맡겼더니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러니 덩달아 저도 기분 좋고요”

헤어스타일 역시 그동안의 그와는 차이가 있다.

“잔머리가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부스스한 머리를 좋아해서 내버려두죠. 드라마 속에서도 그런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주위에서 ‘왜 그렇게 망가지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저는 예뻤어요. 자연스러운 게 가장 좋아요”

취향, 추구하는 연기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이청아는 그동안 짧은 단발, 내지는 질끈 묶은 머리 등 극중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린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4년 동안 다니는 헤어샵이 있어요. 장동건, 이병헌, 공유 씨 등 쟁쟁한 남자 배우분들이 많이 다니시는 곳이에요. 자신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잘 맞는 디자이너를 만나는 것은 행운인데, 저는 굉장히 잘 맞는 선생님을 만난거죠. ‘꽃미남 라면가게’를 시작하기 전 ‘청아야 이번에는 예쁘자, 귀엽자’하셨어요. 그래서 머리를 자르러 갔는데도 거절당했죠. 여성들이 머리 기르고, 살을 빼면 예뻐진다는 말에도 ‘말도 안돼’로 고집했었는데 살을 좀 빼고 머리를 길렀더니 주위에서 다들 ‘예뻐졌다’고 해주셔서 이제는 수긍해요. 감사할 따름이죠(웃음)”

양은비는 그렇게 인간 이청아를 예쁜 사람으로 만들었고, 배우 이청아 역시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도록 움직였다.

“지금까지는 비주얼적인 부분에 그다지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맡은 배역에 감정, 캐릭터가 가진 역사들을 뒷받침해주고 매력적이게 그리기 위해서는 ‘닮고 싶은 외모’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지금 드라마를 천천히 다시 보며 블로그들을 확인하고 있는데, 극중 ‘은비의 화장법’이나 ‘머리 묶는 연출법’ 등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보면 신기해요. ‘시청자들이 양은비의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그의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 역시 그런 부분을 만들어주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됐어요”

“더 외로워”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풋풋하고 싱그러운 여고생으로 나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가 어느덧 스물여덟이다. 이청아에게 ‘사랑’에 관해 묻자 고개를 숙이며 “그러게요..”라며 짧은 한숨을 내쉰다.

“외로움이요? ‘꽃미남 라면가게’를 하면서 더 심해진 것 같아요. 대본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은비예요. 은비로 시작해서 은비로 끝. 모두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집에 오면 혼자인거예요. 하루 반나절 쉬는 날은 말 한마디 안할 때가 태반이에요. 그 다음날 촬영장을 가서 대사를 읊을 때 턱에서 소리가 날 정도라니까요(웃음). 쫑파티를 하고나면 이제 정말 공식적으로 ‘꽃미남 라면가게’ 속 친구들을 볼 이유가 없어질 것 같은데, 어쩌죠. 아쉬워서”

아쉬움이 얼굴에 고스란히 담긴 이청아는 은비로부터 얻은 용기로 “모임이라도 만들어 볼까요?”라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리더타입이 아니라 진행 하는거 잘 못하는데...”하며 라면가게를 떠나는 애틋함을 드러냈다.



12월 20일 밤이 지나면 이청아는 완전히 ‘은비’를 보내야할 때가 온다. 시청자들에게서도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하는, 마지막 방송이 전파를 타기 때문이다. 붙잡고 놓아주기 싫은 은비를 보내고 이청아는 또 어떤 인물을 만나게 될까.

“차기작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피한다거나 굉장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저 빨리 다른 작품을 통해 또 대중들을 만나고 싶고 저의 결과물을 보고 싶다는 마음뿐이죠”

그리고 그는 “은비의 유쾌한 부분”을 다음 작품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다. 어떻게 만난 은비인가. “그 흔적을 유지하고 싶다”는 이청아.

“영화 작업이 많이 그립기도 해요. 하지만 드라마만의 매력을 알았어요. 좀 더 빨리 대중들을 만날 수 있고 즉각적인 반응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이요.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스스로 의 단점을 찾아내 고칠 수도 있고요. 우선 저의 결과물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를 한 편 더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은비 덕분에 우리도 이청아를 좀 더 빨리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한 번 브라운관을 통해서 유쾌하고 발랄한 ‘은비다운’ 이청아를 말이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issu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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