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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뜬인물 진인물>지구촌 홀린 ‘미들턴 신드롬’…수치 ‘화려한 귀환’
쏜살같이 흘러간 2011년은 어김없는 시간의 톱니바퀴 속에서 명멸하는 인간 군상(群像)의 자화상을 또다시 목격하게 했다. 어떤 이의 좌절과 슬픔은 또 다른 인간의 전성기다. 민주화ㆍ반독재의 대의는 특히 올해 힘없는 다수를 올곧게 세웠다. 불굴의 의지와 강단을 보인 우먼파워의 부상이 찬란했다. 각종 스캔들에 더해 권력에 대한 집착의 종착역은 파멸뿐이라는 교훈을 남기고 퇴장한 남성들의 잔상이 한층 우울한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의 각 페이지는 이렇게 빼곡히 채워지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선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경구가 진리에 가깝다는 게 증명됐다. ‘아랍의 봄’으로 대변되는 시민의 힘이 독재정권을 종식시켰다.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예멘의 시민을 공동으로 올해 뜬 인물에 올리는 데 반대하는 의견은 없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올해 인물로 ‘시위자(Protester)’를 꼽으며 “지구촌을 개혁과 민주화의 함성으로 가득 메운 시위자가 올해 단연 뉴스의 중심”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도 서슬 퍼런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 점을 평가할 만하다. 지난 4월 홍콩으로 출국하려다 세금 탈루 혐의로 베이징공항에서 체포됐다가 6월 말 보석 석방됐다. 이후 중국 정부가 1500만위안(약 27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하자 인터넷 성금 모금으로 해결했고, 경찰의 외설 혐의에는 네티즌과의 온라인 누드시위로 맞섰다. 

아웅산 수치, 앙겔라 메르켈, 아랍 시민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이웨이웨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캐서린 미들턴, 청야니.

‘인고의 세월’을 보낸 여성 지도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충분하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개혁ㆍ개방의 기치를 내건 미얀마 정국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클린턴 국무장관을 미얀마에 보내기에 앞서 수치 여사와 전화통화로 양국 현안을 긴밀하게 협의할 정도다. 수치 여사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고 수개월 내 치러질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해 향후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도 빼놓을 수 없다. ‘제2의 에바 페론’으로 불릴 만큼 전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54.11%의 전례 없는 득표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여장부’의 부상도 화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64년 IMF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프랑스 재무장관을 거친 그는 15세 때 싱크로나이즈 국가대표로 2년간 활약한 특이한 경력도 갖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IMF 재원 확충 등을 놓고 회원국 설득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 세계 경제관료, 금융전문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뚝심도 무시할 수 없다. 유럽 재정위기의 유일한 ‘구원투수’다.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프랑스까지 확산되면서 유로화의 운명이 메르켈의 손에 달렸다는 말이 나올 만큼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 때문에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의 1위에 올랐다. 아일랜드 구제금융 지원으로 국민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중도 개혁에 힘입어 한때 40%까지 추락한 지지율을 56%까지 끌어올렸다.

영화 혹은 동화책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을 해낸 인물도 주목받았다. 신분 제약을 뛰어넘었고,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하게끔 했다. 캐서린 미들턴이 이 범주에 속한다. 평민으로서 지난 4월,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첫째아들인 윌리엄 왕자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려 왕세자비가 됐다. 뛰어난 미모와 패션감각으로 흠모를 받고 있다.

죽음을 이겨낸 가브리엘 기퍼즈 미국 연방 하원 의원(민주당ㆍ애리조나)의 강인한 의지는 경제위기로 좌절한 미국인들을 감동시켰다. 지난 1월 애리조나 주 투손에서 정치행사 도중 총기 난사 사건으로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는 비록 여전히 몸이 불편하지만 반드시 재활해 의회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졌거나 안정적인 ‘멘털’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쌓은 인물도 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 는 생고기로 만든 드레스를 걸치는 등 파격적인 패션으로 괴짜 이미지를 쌓았지만 천문학적인 연간 수입을 올려 또 한 번 화제에 올랐다. 경제 전문사이트 포브스닷컴이 추산한 가가의 수입은 올해 9000만달러(약 1004억원)로 팝스타 중 단연 최고다. 앨범 판매와 광고, 월드 투어 수입이 합산됐다. 알맹이 없는 파격이 아닌 탄탄한 보컬 능력과 유행을 선도하는 음악이 바탕이 된 만큼 ‘억만장자’ 가가를 질투하는 시선은 많지 않아 보인다. 

‘멘털’이 승패를 좌우하는 골프의 세계에선 루크 도널드와 청야니가 지존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타이거 우즈의 슬럼프로 공석이 된 황제엔 잉글랜드의 루크 도널드가 올랐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투어 상금왕을 석권한 데 이어 양대 투어 올해의 선수상까지 휩쓸었다. 30주 연속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할 만큼 기복 없는 성적을 거뒀다. 여자 골프에선 대만의 청야니가 여제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안니카 소렌스탐, 로레나 오초아의 뒤를 잇는 인물이다. 올 시즌 LPGA투어 22개 대회에 출전해 톱 10에 무려 14차례 올랐고, 상금도 292만1713달러(1위)나 벌어들였다.

국제팀/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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